[영화읽기]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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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포
  • 황보성진
  • 승인 2020.04.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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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인비저블맨
감독 : 리 워넬출연 : 엘리자베스 모스, 올리버 잭슨 코헨, 알디스 호지
감독 : 리 워넬
출연 : 엘리자베스 모스, 올리버 잭슨 코헨, 알디스 호지

어릴 적, 영화나 만화 속에 붕대를 감은 채 등장하던 투명인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고,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투명 망토를 보며 실제로 저런 것이 나에게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도 생각해 봤을 것이다. 그리고 2020년, 우리는 영화 속에만 존재하던 일들이 현대 과학과 맞물려 현실이 되고 있음을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2020년 현재, 전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영화보다 더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코로나 19 시국에 개봉하여 3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총 관객수는 50만 명에 그쳤던 <인비저블 맨>이 방구석 1열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소시오패스 남편인 애드리안(올리버 잭슨 코헨)으로부터 도망친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그의 자살 소식과 함께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러나 이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오직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투명인간의 소름 끼치는 공포에 갇히게 된다. 모든 것을 의심하며 점차 공포에 질려가는 세실리아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인비저블맨>은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투명인간이 주인공이 아니라 투명인간이 집착하는 대상인 세실리아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전 영화들과 달리 작품의 중심과 캐릭터의 시점을 강력한 여성으로 바꿔버렸고, 여주인공은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공포에 사로잡혀 피폐해져 가지만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인비저블맨’에 맞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가 <겟 아웃>과 <어스>를 통해 저예산 공포영화 전문 프로덕션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블룸하우스 영화답게 <인비저블맨>도 신선한 발상이 눈에 띄는 젊은 공포영화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공포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투명인간의 존재를 유일하게 느끼며 공포에 떠는 세실리아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화면 안에 실제 누군가가 존재하는 듯 의도적으로 빈 공간을 보여주는 방식 등으로 마치 관객들이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서스펜스를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가 투명인간이다보니 세실리아 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모스는 거의 혼자 연기하다시피 했는데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투명인간에 대한 공포감과 함께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의심하며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여 점점 미쳐가는 주인공의 예민한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전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머지않아 이런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약간 섬뜩한 느낌이 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주는 공포감 속에 살아가고 있는 현재, <인비저블맨>은 우리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며 오랜만에 제대로 공포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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