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1969년도로 돌아온 듯한 레트로 감성과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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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1969년도로 돌아온 듯한 레트로 감성과 할리우드
  • 황보성진
  • 승인 2020.02.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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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과 동시에 각본상과 감독상에 후보로 오른 감독이 있다. 두 부문 수상의 영광이 모두 봉준호 감독으로 돌아갔지만 봉감독은 수상소감을 통해 이 감독과의 친분을 얘기하기도 했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다. 평소 기존 영화의 틀을 부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를 연출하기로 유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칸 영화제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봉준호 감독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꽤나 인상 깊었다.

1969년 할리우드, 잊혀져 가는 액션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 배우 겸 매니저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새로운 스타들에 밀려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릭의 옆집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배우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 부부가 이사 오자 릭은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기뻐하지만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 형편상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게 된 릭과 클리프는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고 릭의 집에서 술을 거나하게 마시던 중 뜻하지 않은 낯선 방문객을 맞이하게 된다.

할리우드 톱스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한 영화에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9년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인 샤론 테이트의 실제 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이 사건을 주되게 강조하기보다는 한물간 할리우드 배우인 릭과 스턴트 맨인 클리프를 통해 당시 할리우드에 대한 애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감독은 1969년의 할리우드를 표현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이 아닌 실제로 모든 것을 만들고 구현하고자 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세트와 소품, 의상 등 당시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예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화와 뉴스 장면도 그 시대에 맞게 화면비율을 조정한 흑백 영상으로 촬영하여 마치 1969년에 와 있는 것 같은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기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다운 면모를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사실 영화 상영시간이 2시간 40분이기에 감상하기 전부터 좀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디카프리오의 팔색조 같은 연기와 피트와의 찰떡 호흡 연기가 제대로 어울리고 있고, 깨알 같은 이소룡이 등장하는 등 당시 할리우드의 이야기들을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치 이 장면을 위해 2시간 15분 동안 이야기를 구축했나 싶을 정도로 바로 샤론 테이트의 사건을 재해석한 결말 장면으로 엄청 잔인하기는 한데 전혀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타란티노만의 연출력이 돋보여지면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영화광인 감독이 1969년의 할리우드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얘기하고 있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미술상을 수상했다. 엔딩 크레딧에 디카프리오가 등장하는 담배 광고 쿠키 영상이 나오니 끝까지 놓치지 않고 보시길 바란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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