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해외의료봉사의 현주소
상태바
[조명] 해외의료봉사의 현주소
  • 승인 2004.08.20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지구촌 음지에 따뜻한 손길 펴는 한의사
국내 의료사각지대에도 관심 가질 때

40여년 간 국내외에서 꾸준히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는 한 원로 한의사는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가 따로 없으며 국경도 없다.”고 했다. 의료인들에게는 대개 공동으로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루트가 있는데 그중 한의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관련 해외봉사단체로 정부출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과 50여 차례의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온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 이하 콤스타)이 있다.

■ 나라밖 의료봉사

1991년 4월에 설립된 코이카는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의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고 연수생초청, 전문인력파견, 봉사단, 프로젝트, 개발조사, 물자공여 등의 협력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종의 전문인력파견사업중 하나인 정부파견의사는 1968년 처음으로 잠비아 등 아프리카 지역 4개국에 6명의 의사를 파견한 이래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파견지역을 확대했다.

파견된 의료단원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치과 등 양방각과를 비롯해 한의사로 구분되고 있다. 이들이 파견된 대상기관은 개도국의 국·공립병원과 협력단 지원으로 건립된 보건소 및 친선병원 등이다.
정부파견한의사 모집은 대개 관계기관의 추천을 받고, 추천이 들어오면 선발위원회의 선발을 거친 한의사는 주재국과 파견 일정협의·여권·항공권 발권 등 파견준비를 한다.
개도국에 파견된 한의사들은 2년동안 인도적 차원에서 한방의학부문 의사교육 및 환자치료와 검진 활동 등을 통해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돕고 있다.

■ 정파의·국한의 총 17명

92년부터 지난해까지 26개 국가에 모두 46명의 정파의들이 파견되어 왔다. 이중 정부파견한의사는 지금까지 5개국에 9명이 파견되었다. 코이카는 이들의 원활한 현지 활동을 돕기 위해 소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활동보고서 접수, 계약연장, 휴가, 주택수당, 정간물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코이카 추진 사업중 봉사단파견사업의 일환인 ‘국제협력의사제도’가 있다. 일종의 군복무를 대신하는 것으로 복무기간은 39개월이다.

95년 3월 8명의 제1기 국제협력의가 선발되어 일정기간의 국내훈련을 거쳐 몽골·방글라데시·카메룬 등 8개국에 한국해외봉사단원의 일원으로 파견되었다. 국제협력한의사의 경우 98년부터 2004년까지 7개국에 모두 8명(현재 파견자 3명 포함)이 파견됐다.

이들은 생활에 필요한 현지어 교육 등 국내교육 4주와 현지적응훈련 1개월을 거쳐 파견된다. 파견시에는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보수와 현지 생활비, 주거비 및 활동에 필요한 의약품을 지원받는다.

아울러 활동중에는 각종 재해나 질병,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제반 보험에도 가입된다. 이들의 파견시 신분은 계약직 공무원이다. 지원시 자격요건은 해당분야 전문의 자격증 소지한 사람이라야 하는데 치과의사나 한의사는 수련의과정 수료자(예정자)가 해당된다.

코이카와 비슷한 한의계의 해외봉사단체로는 콤스타가 있다. 콤스타는 의료환경이 보편적으로 열악한 국가의 주민들에 대한 의료구제 사업을 위해 몇몇 뜻 있는 한의사들이 모여 93년 네팔에서 의료봉사를 한 것이 시초다. 이후 대상국가들의 요청으로 한방 해외의료봉사단을 구성해 활동해 오던중 98년 사단법인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이 발족됐다.

93년부터 최근까지 네팔, 카자흐스탄, 러시아, 에디오피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등지에서 58차 의료봉사사업이 진행되었고 2004년 현재 회원은 한의사와 언론사 관계자 등 700명이다.

콤스타는 수많은 해외의료봉사 경험을 통해 한의학의 세계화에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콤스타 추진 사업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자칫 일회성 의료봉사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 해외의료봉사의 문제점과 방향

스리랑카에서 해외의료봉사를 경험했던 한 단원은 “우리는 한번 다녀가지만 그들에게는 꾸준한 진료가 필요하다”면서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해외 의료인들을 위한 한의학 프로그램 개발,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보급하기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들을 개발하고 해외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새로운 인력 발굴 등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에 있어 정부에 소속된 단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업추진에 있어 정부기관의 협조를 받는 부분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과 의료봉사를 하는데 있어 지나치게 해외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처럼 한의계의 의료봉사 현황을 보면 한의학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해외의료봉사에 비해 정작 국내 의료봉사에는 이렇다할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남는 부분이다.
조금더 눈을 돌리면 해외의 열악한 의료환경 못지 않게 우리나라에도 의료사각지대는 많은 편이라는 걸 인식해야 할 듯 싶다.

집안이 편안해야 바깥일도 잘된다는 말이 있듯 한의학의 국제화·세계화도 좋지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는 국내 환경부터 보살피는 일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아울러 멀리 해외에 나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인술을 펼치는 의료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주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보다 적합한 대우와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사고나 질병 등 예기치 못한 일을 당했을 때의 즉각적인 보상이나 포상문제도 제대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강은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