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식품 ‘한약’ 관리대책 세우라
상태바
기타식품 ‘한약’ 관리대책 세우라
  • 승인 2004.07.30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의·약계 치료목적으로 활용 중
효과·부작용 있든 없든 동일 취급

부작용이 우려되는 한약제제가 식품으로 일반인에 무방비 하게 노출 돼 있는가하면 우수한 치료효과와 공인할 수 있는 기관의 연구·실험을 거친 한약제제(복합처방)마져도 식품으로 출시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제조 및 관리기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식품으로 허가를 받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들 한약제제는 대다수가 신문광고나 통신판매 그리고 전시 판매되고 있으나 이중 일부는 의·약계를 통해 치료목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어 이를 더 이상 방치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한의원에 물품을 납품하는 모 업체로부터 고혈압 치료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제품을 소개받아 시험해 본 결과 부작용으로 크게 고생해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의사가 개발했다는 제품의 구성 내용으로 보아 부작용이 발생하기 힘들고, 가능성도 있어 보여 자신이 직접 먹어보았다는 것이다.

이 한의사는 “이 식품이 유효한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확실한 데 아무런 관리 없이 마구 유통되고 있다”며 “이것이 한의약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양약사들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판매된다면 국민건강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칠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포장지에 어떠한 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표시는 돼 있지만 원료의 검수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는 반대로 전문가의 연구와 실험 그리고 생산시설에서부터 검사까지 모든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이 의약품으로 출시될 수 없는 것이 대다수여서 의학의 발전과 환자의 치료에 장애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모 한의사는 “최신 공정을 거쳐 한약재에서 추출한 물질이 당뇨병 치료에 확실한 도움을 주고 있어 이를 응용하고 있다”며 “한의원에 이런 시설을 갖추어 놓을 수도 없고, 환자의 고통을 그냥 지쳐볼 수도 없는데 투약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최근 과기부의 신경보호 한약재 검색 과제를 수행하면서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에서 만든 제품도 한약제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 제품은 7가지 한약재의 중금속·농약 제거공정을 거쳐 고성능 미세분말기를 이용해 분말로 만들고 이후 3차례에 걸친 여과 공정과 96시간의 고온 숙성을 통해 제품화된다. 또 쥐를 이용한 행동약리 실험 및 뇌 세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하는 해부실험까지 완료 했다.

그러나 이 한약제제는 의약품이 아닌 기타식품으로 출시됐다. 양방의약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제도가 한방의료계가 요구하는 한약제제 개발을 막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문적인 연구와 실험 그리고 적절한 공정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나 개인이 아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만든 제품이나 모두 기타식품으로 동일하게 유통된다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제도는 새로운 구조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일들이 원활하고, 긍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현재 의·약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식품의 행태를 보면 정부가 과연 국민 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의·약계의 기타식품 취급을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제조·관리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할 것이라는 게 보건의료계의 중론이다.

이제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