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테크 성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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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테크 성공학
  • 승인 2004.07.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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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우리 병원도 이번 달부터 ‘주 5일 근무제’(유럽 각 국은 ‘주 40시간 근무제’라 하고, 일본은 ‘주 2일 휴무제’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주 5일 근무제’라고 말하네요)가 시작되었습니다.

보건산업노조와의 교섭에 따른 노사간의 합의사항인 만큼, 그간 半空日이었던 토요일이 7월부터는 공휴일로 업그레이드되어 다가오는 것입니다. 물론 갑작스레 늘어나게 된 휴일에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주 5일 근무제로 인한 첫 연휴는 ‘여가에 대한 준비’의 시간이 없어 내심 고민했는데 다행히(?!) 우리 병원의 연례행사인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었던지라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다행인 것은 병원에서 마련해 준 ‘21세기는 休테크다’라는 강연 덕택에, 그저 막연하게 휴일이 하루 늘었다는 안이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인생을 더욱 알차고 활기차게 보내리라 다짐했다는 점입니다.

강사로 등장하였던 명지대학교 여가정보학과 김정운 교수님은, 약 2시간 동안 좌중을 온통 포복절도시킬 만큼 걸쭉한 입담을 자랑하였습니다. 아울러 강연했던 내용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쉽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마감 날짜는 내일 모레이고, 딱히 권하고픈 책은 궁했던 처지라, 작심하고 김교수님의 책을 서점으로의 발품을 팔아서까지 구입하였고, 급기야 이렇게 지면을 할애하였습니다.

‘휴테크 성공학’은 대형 서점의 ‘처세’ 부분에 자리잡고 있듯이, 달리 말하면 ‘작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혜는 다름 아닌 ‘즐겨라’입니다. 다시 한 문장을 덧붙이면 “21세기의 소위 지식정보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창의력은 재미를 추구할 때 발휘될 수 있다”라고나 할까요?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는 ‘왜 지금 휴테크인가?’라고 하여 시대가 바뀌었음을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역설하였고, 2부는 ‘휴테크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라고 하여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자가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만을 발췌한 강연을 이미 들었고, 또 웃음을 머금게 만든 칼라풀(colorful)한 슬라이드를 이미 보았던 탓인지, 이 책을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다 읽은 뒤에도 그리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자기계발은 자신감 충전이다”라든지, “아이들처럼 사소한 일에 감동하고 기뻐하라”, 또 “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즐거움을 희생하지 말라” 등은 지나치기 어려운 金言으로 여겨졌습니다.

공자님도 『論語·雍也章』에서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고 하였습니다. 불경기 탓인지 요즘 모두들 어렵다고 하는데, 경기 없음을 인지하기보다는 이 상황 자체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요? <값 9천9백원>

안 세 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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