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네트워크 한의원 대안이 될 수 있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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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네트워크 한의원 대안이 될 수 있나(3)
  • 승인 2004.06.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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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치열한 경쟁 구도 속 유일의 장기 전략
단기적 손익계산 위한 홍보로는 안 돼


지난해 2월 본지는 한의원 명칭을 조사해 분석한 바 있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많은 상호는 ‘경희한의원’으로 23곳 이었다. 이어 ‘명성’(12곳), ‘동의보감’, ‘제일’(11곳), ‘서울’, ‘세종’, ‘중국’(10곳) 순이었다.

◆ ‘상호’ 중요성 높아져

동일한 상호는 고객들이 기억하기 쉽고, 친밀감을 높이기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역 이름을 상호로 많이 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상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상표등록을 하는 곳도 늘고 있다.
상호를 단순히 한의원 ‘이름’으로 생각하던 수준에서 ‘브랜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원의 이미지를 대변하기 위해 상호에 특성을 부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 강조형→‘고객만족을 최우선’ 하는 ○○○한의원 ▲무형의 자산을 부각시키는 형→대학 명칭 사용, ○○대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한의원 ▲특정기술이나 치료 기계 등을 중심으로 ‘전문성 강조형’→‘○○○치료전문’ ○○○한의원처럼 상호 전체에 한의원의 특성을 알리는 것이다.

또 기업형 한의원을 내세워 규모나 스케일을 강조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전국 네트워크…표준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강조하는 경우다. 기업형의 경우 가입 의료기관 수가 많아짐에 따라 상호가 갖는 이미지와 인지도는 더욱 강해진다.

◆ 한의원 사전 정보 욕구 증대

맥도널드나 KFC 그리고 장터국수 등 잘 알려진 상호로 요식업을 할 경우 업주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영업점 음식 맛을 알리기 위한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요식업에 비유할 수는 없다. 특히, 인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한의학은 한의사가 어떠한 방향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몸을 맡길 의료기관에 대한 사전정보를 갖고자 하는 의욕이 다른 어느 업종보다 강하다.
한방의료기관 선택에는 주변의 권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포화상태에 이른 한방의료시장에서 앉아서 기다리기식의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자리 잡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또 우리나라 전체 의료시장에 5%(건강보험기준)도 차지하고 있지 못한 한의계가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도 부정적이다.
명의를 찾아 한의원을 찾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인 시대다.
그것은 바로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의 창출이다.

브랜드 자산이란, 전략적 개념으로서 경쟁우위의 확보와 중장기적으로 이윤창출이 가능한 기초를 만드는 것으로 심볼과 연결돼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가되어진 일련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 ‘예치과’의 브랜드 가치

우리나라 의료기관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예치과’다. 국내에만 40곳이 있고 중국에도 2곳이 설립돼 있다.
예치과는 가입비 6천만원에 월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돈만 납부했다고 가입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철저한 심사과정을 거쳐야하고 교육을 거친 후 ‘예’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예치과’에 가입해 치과의원을 개설하려는 이유는 ‘예치과’가 가지고 있는 의료기술 및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우선이다.

의료기술이나 경영기법이 목적이라면 일정기간이 지나면 회원사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예’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은 ‘예’에 대한 브랜드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는 고객에게 신뢰성을 주고 그만큼 환자의 유지·관리가 쉬워진다.
이밖에도 모아치과, 이지함피부과, CNP차앤박피부과 그리고 한의계의 함소아나 도원아이도 이러한 브랜드로 보아야 한다.

◆ 브랜드 신뢰도는 성장의 기반

성공한 기업은 기업이 가지는 브랜드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기간의 이윤 창출보다는 좀더 긴 안목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많은 투자를 한다.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신뢰성을 심어주는 것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다.

의료계도 단기간의 이익창출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자산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방 병원의 경우 그동안 병원의 브랜드 관리를 위해 로고 개발이나 실내 장식, 서비스 등의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료기관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한 브랜드 이미지 창출은 단순한 전술적인 것이었다. 신규환자 창출을 통해 단기적인 손익계산만을 위한 접근이어서 브랜드의 생명력도 길지 않았고, 가치를 높이지 못했다.

브랜드 구축은 수년에 걸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결국 긴 안목에서 브랜드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필요하고 이 브랜드는 의료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한의원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동종 의료기관과 차별화 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해야 한다. 또 치료만 하는 한의원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다른 한의원과 다른 강점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일반인에게 알려야 한다.
이러한 것이 효율성을 갖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네트워크 한의원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계속>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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