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네트워크 한의원 대안이 될 수 있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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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네트워크 한의원 대안이 될 수 있나(2)
  • 승인 2004.06.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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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과 문제점 공존하는 ‘네트워크’
贊, ‘브랜드 파워’ 육성에 경영활성화까지
反, ‘의술’ 아닌 돈벌이 ‘경영’으로 둔갑

의료기관 네트워크는 임상정보를 교류·보완하여 의료의 질을 향상하자는 명제와 함께 개방화 추세에 있는 국제의료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의료계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즉, 외국 자본이 밀어닥칠 것을 대비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동네 병원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의료시장 개방이 대의 명분

그러면 현실적인 경영측면에서 네트워크는 의료기관 경영에 어떤 효율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네트워크 경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관계자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자.
일반 로컬에 비해 투자비용이 조금 높을 수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것에 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형식을 일부 도입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중앙’에서 자금이 보조될 경우 초기 투자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또 의료계의 사업 내용을 다양화할 수 있어 수익 증대 및 의료인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네트워크 브랜드가 고객들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 경기 불황에 대비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또 개원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기 쉽다.
브랜드가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본이 돼 있어야 하고, 이는 모두가 동일하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게 하고 네트워크는 이를 더 용이하게 한다.

◇ 한의원 세밀한 검토 필요

그러나 우리나라 한방의료에 네트워크 의료기관을 접목시키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이며, 한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좀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공동의 상표를 공유하고 마케팅을 펼쳐나갈 때 가맹 한의원의 이미지는 전체 이미지를 대변한다. 즉,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해 한의원은 물론 전 네트워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떠한 의료기관이나 의료사고의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 의료사고의 부담이 더 큰 네트워크 형식의 의료기관은 이러한 부담이 적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에 네트워크 형식이 먼저 들어 온 양방에서 치과를 시작으로 이후 안과 피부과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유도 미미하지만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이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한방의료기관의 경우 종합병원 식으로 어떠한 질병이든 접근이 가능해 의료사고의 위험도 높다는 부분이다.
점점 특화된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진료하려는 경향이 극히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한의원에서 ‘피부 미용’ 혹은 ‘성장’만을 내 걸고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는 없다.

결국 네트워크 한의원은 보다 소극적인 형태로 진료를 펼칠 수밖에 없는 우려도 갖고 있다. 이럴 경우 네트워크 한의원 운영은 대외 홍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의료의 질 향상이란 당초의 기대는 사라질 수도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술’이 아닌 돈을 위한 ‘경영’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질병을 치료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의료’의 개념을 등에 지고 있는 의료기관의 속성에 의해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광고 등에 많은 제약을 당하고 있다.

비록 의료계가 비상업적 형태를 띤 경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의료를 일반 상업과 분리해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네트워크는 의료기관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 자체 내 갈등도 부담

의료기관의 경영 네트워크 형성은 큰 자본을 가진 기업이 경영기획에 의해 설립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이해와 필요에 의해 설립되는 공동 개원의 형식을 띠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네트워크 브랜드의 소유권을 놓고 네트워크를 동시에 설립한 의료인간의 갈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를 꿈꾸며 만들어졌던 라식 수술로 잘 알려진 ○○○○안과는 구성원간의 갈등으로 브랜드 특허권 문제가 발생해 더 이상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가맹점 혹은 분원을 모집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또 다른 ○○○○안과도 브랜드 소유권에 대한 내분에 휩싸여 있다.

이렇게 브랜드를 공동으로 만들어 프랜차이즈를 설립한 의료인간의 갈등은 네트워크 한의원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이다.
그리고 가입비와 회비를 내야하는 가맹점 형태의 네트워크 한의원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서로간의 임상정보와 경영방식 등을 공유해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의료기관 경쟁력을 높여나가자는 수단으로 설립된 네트워크 의료기관이지만 실제로 그 경영방식은 본원의 방식을 그대로 맞추라는 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의료인 개인은 자신의 경영스타일이나 진료 형태를 포기해야 하는 폐단이 발생한다.

본원 중심의 네트워크 발전은 몸집 키워 나가기 식이 된다. 즉, 확보된 브랜드의 가치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대신 무리한 가입금과 동일한 진료형태를 요구해 직영의 형태에 가깝게 한다.

일부 양방 네트워크 의료기관의 경우 관리의사 형태로 네트워크 의료기관에 가입해, 수익의 일부와 지분에 대해 배분을 받고 있는 것으로까지 알려져 있다.
막 시작한 한방네트워크 의료기관은 필요성과 문제성이 공존하고 있는 현 시장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매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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