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05] 經穴彙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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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05] 經穴彙解
  • 승인 2004.06.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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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國에 남겨진 寶鑑의 經穴學

이 책은 일본 江戶期를 대표하는 경혈학 주해서로 1807년경에 집필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原南陽(1753~1820)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원래 이름은 昌克이고 자가 子柔, 南陽은 호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江戶시기 중, 후반에 속한다.

그는 30여 년간 水戶藩의 侍醫를 지냈으며 아비도 역시 의원으로 벼슬을 살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의술을 익히고 접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그는 젊어서 京都에 유학하여 山脇東洋의 아들 東門과 賀川玄悅에게 産科를 익히고 돌아왔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여 유랑생활로 늘 궁핍했으며 按摩鍼治로 生計를 이어나갈 정도였다. 어느 날 水戶藩의 老臣이 乾곽亂(건곽란)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典醫와 名手들이 손발을 놓은 상황에서 金궤의 走馬湯으로 吐瀉를 다스려 하루아침에 출세를 하게 되었다.

그는 평생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이 책 말고도 『砦草(채초)』, 『醫事小言』, 『叢桂偶記』, 『계狗傷考』, 『傷寒夜話』, 『痘瘡策』, 『脚氣編叢記』, 『藥語』, 『西遊雜記』, 『解毒奇功方』, 『寄寄方記』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砦草』는 軍陣醫書로 陣營의 위생과 음식, 야영, 毒煙, 飮水 등에 대한 주의사항과 구급법, 자주 발생하는 질환과 응급처치법에 대하여 적어놓음으로써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의 첫 머리에는 丹波元簡의 經穴彙解敍, 저자의 自序와 凡例, 目次가 이어지고 引書目錄이 들어 있다. 이 引書目錄을 보면 素問, 靈樞, 脈經을 비롯하여 주後, 甲乙, 千金, 外臺, 明堂, 資生, 聖濟, 本事 등 총 28종의 대표적 명저들이 열거되어 있으며, 이중 침구전문 서적으로는 神應經, 徐氏鍼灸大全, 十四經發揮, 鍼灸聚英, 楊繼洲鍼灸大成 등이 있다.

아울러 明淸代의 종합의서로 醫學綱目, 奇效良方, 醫經小學, 醫學入門, 古今醫統, 醫宗金鑑 등이 인용되어 있고 이중에서도 東醫寶鑑(寶鑑)이 어엿하게 주요 인용서로 채택되어 있다.

전서는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折量分寸法, 頭面部, 項頸部, 肩部, 背腰部, 胸部, 腹部, 側脇部, 手部, 足部, 經脈流注, 奇穴部 등 주로 외부형태에 의거한 경혈소재 부위별로 분류되어 있다.

또 본문은 경혈별 소항목 아래 역대 명저에 수록된 異名과 소재부위, 금기사항, 경락유주에 대해 특징적인 내용들을 발췌하여 제시하는 방식으로 기술해 놓았다.

孔穴註解는 甲乙經, 千金方, 外臺秘要를 主文으로 삼고 여러 책을 참조하여 異同을 대비해 놓았다.
이 과정을 통해 역대 의학서에 기재된 경혈명칭과 異名을 대비하고 오류를 考訂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한편 각 부위별로 해당 부위의 소재 경혈과 골격, 경맥순행도가 표시된 그림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해부학적 위치에 근거한 상세도가 들어 있다.

이것은 아마도 저자의 學統인 근대 해부학의 효시 山脇派의 『藏志』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또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2권 분량이 奇穴과 阿是穴에 관한 것이어서 주요 관심사를 짐작할 수 있다.

『동의보감』이 인용된 곳(약칭 ‘寶鑑’)을 卷之一의 頭面部에 국한하여 살펴보더라도 神庭, 曲差, 신會, 음門, 노息, 찬竹, 地倉, 함厭, 懸노, 懸釐, 下關, 頰車, 耳門, 聽會, 廉泉, 人迎, 氣舍, 扶突, 缺盆 등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어 『동의보감』이 역대 중국의 명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조선의 침구의학이 주변국가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사료이며, 통신사절을 통해 일본의가들에게 전해진 『동의보감』이 근대의학의 탄생에 일조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실증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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