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정보] SPORTS와 한의학(2) - 염좌의 응급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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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정보] SPORTS와 한의학(2) - 염좌의 응급치료
  • 승인 2004.05.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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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근
대한스포츠한의학회장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손상 가운데 가장 흔한 증상은 염좌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 또한 염좌다.
따라서 염좌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필드에서의 초기처치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PRICE 또는 RICE 구급법’이라고 한다. 물론 한의사니까 당연히 침ㆍ뜸ㆍ부항을 떠 올려야 하겠지만 조기에 구급법을 적절하게 병행하지 않으면 치료가 더디어 질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치료가 되기 어렵다.

선수들의 치료는 통증만 가라앉고 증상만 개선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원래대로 회복되어 최상의 체력 요소를 갖추고 운동장으로 조기에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초기의 진단과 치료가 얼마나 정확하고 적절했느냐 하는 것과 회복기에 알맞는 재활치료를 받았는가 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 된다.

■ RICE 구급법

스포츠 손상의 응급조치를 말하는 “RICE 구급법”은 휴식(Rest), 얼음치료(Ice), 손상 부위의 압박(Compression) 및 높이기(Elevation) 등의 치료법에서 첫 이름을 딴 것이다. PRICE 구급법은 보호(Protect)와 지지(Support)가 추가되지만 요즘은 압박에 모두 포함시켜 RICE 구급법이 통용된다.

자주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팀닥터들은 이런 내용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지만 문제는 가끔 운동장에 나서는 한의사들이 염좌에 침ㆍ뜸ㆍ부항만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휴식의 경우 무조건 쉬라는 뜻이 아니라 부상당한 동작의 제한을 뜻한다. 운동선수가 손상을 입었다고 편안히 쉬게끔 해 주는 지도자들도 적지만 가벼운 손상인데도 무조건 누워만 있어서는 운동장에 빨리 복귀할 수 없다.

또 가끔 운동장에서 스프레이나 침 등으로 통증을 즉시 가라앉히고 난 뒤 곧 다시 뛰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구조적인 치료에는 반드시 회복기간이 필요하므로 통증만 가라앉았다고 해서 충분한 휴식시간을 취하지 않으면 재부상 당하는 수가 많다.

■ 스프레이의 부작용

얼음치료와 관련해서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스프레이의 부작용이다. 전에는 냉장고에 젖은 압박붕대를 얼리거나 나무막대기를 꽂은 종이컵에 물을 부어 얼려놓았다가 종이를 풀면서 손상부위에 갖다 대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요즘은 에어스프레이나 바포쿨란트와 같은 스프레이 제제가 많이 개발되어 시합시에 의무요원이 아니더라도 팀이나 개인이 지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 NBA 농구대회나 미식축구 중계를 보다보면 선수가 쓰러지자 마자 가방을 든 의무요원이 운동장으로 달려들어가지만 우선 부상선수의 안전, 호흡, 의식장애 유무 등을 살피면서 약간의 시간을 보낸다. 이는 부상이 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심한 손상에서 오는 지속적인 통증인지 가벼운 타박상으로 인해 심하지만 짧게 끝나는 통증인지를 감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서처럼 스프레이를 손상부위에 너무 가까이 갖다 대고 뿌리거나 부상 정도가 심한 것 같다고 해서 너무 오랫동안 뿌리면 화상이나 동상에 걸릴 위험이 높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부상부위의 통증을 갑자기 없애줌으로써 부상의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더 큰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 팀닥터의 역할

부상현장에서 팀닥터가 해야 할 주된 임무는 ‘교통정리’이다. 말하자면 운동장 안에서 치료해도 될 것이지, 운동장 바깥으로 들고 나와야 할 지 아니면 병원으로 후송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일반적인 부딪힘에 의한 통증의 속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감소되므로 바로 스프레이를 갖다 대기보다는 약간 기다려 보는 것이 정확한 부상상태의 파악을 위해 좋다.

손상부위를 얼리는 것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말초신경을 차게 하여 출혈과 부종을 방지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잘게 부순 얼음으로 관절 전체를 싸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부상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4~48시간 이내에 실시한다.

또 얼음치료를 통해서도 동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맨처음 언더랩 등으로 손상부위를 싸고 그 위에 얼음을 대고 다시 언더랩이나 압박붕대 등을 감아서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무릎과 팔꿈치 바깥은 신경이 피부표면과 아주 가까이 있어 쉽게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통상 한번의 치료가 20~30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대퇴나 둔부는 45분 정도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

■ 냉찜질과 온찜질

일반적으로 48~72시간 내에는 뻑뻑하거나 약간 부어오른 관절의 운동범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한 후 찬 것(1분)과 뜨거운 것(3분)의 교대로 해서 치료하며 더 이상 붓거나 손상부위가 따뜻하거나 피부의 색깔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뜨거운 것으로 찜질을 실시하게 된다.

뜨거운 찜질은 삐거나 어긋난 경우,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만성적이고 오래된 손상부위에 혈액공급을 원활히 하고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붓는 것과 손상으로 인한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손상부위를 압박할 경우 압박붕대나 반창고, 테이핑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너무 꽉 묶어서 혈액이나 체액의 흐름을 방해하면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고 회복속도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손상받은 부위를 높이는 것은 체액이나 혈액이 부상부위로 몰려 붓는 것을 방지해 주기 위한 것으로 심장높이보다 높으면 되는 것으로 너무 과도하게 하거나 억지로 높이려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초기처치와 함께 스포츠 손상시 중요한 점은 정확한 진단에 의한 치료이다.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심한 부종과 통증이 아니라 비록 가볍고 손상후 수시간 혹은 수일 후까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가벼운 부상이라도 심부조직의 골절을 포함하여 중대한 손실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통증이 사라지고 구조적으로 회복이 되었다 하더라도 근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서 무리하게 시합에 참가하다 보면 회복하기 힘든 심한 손상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인대안정성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하여 골절 유무를 판단한다든지 하는 세심한 진찰을 실시하고 난 뒤 치료를 행하는데, 침이나 뜸으로 치료하는 침구치료, 지압이나 안마 등을 시행하는 한방 수기치료, 삔 것에 테이핑을 하거나 뼈가 빠진 것을 회복시켜 주는 정복요법, 부항 등의 기계에 의한 이학요법치료, 한방 약물치료 등을 이용하여 적절한 치료를 실시하면 되는 것이다. <계속>

필 자 약 력
▲경희대 한의대 졸업·대학원 (한의학 박사)
▲한국체육대학 대학원 (체육학석사)·고려대 대학원 (이학박사)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임상강사 역임
▲현 대한스포츠한의학회장·한국체육대학 건강관리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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