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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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性
  • 승인 2004.05.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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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철학에 담긴 性의 신화

『노자와 性』은 중국에서 문화인류학을 비롯한 제반 학문을 넘나드는 독특한 이론과 방법으로 중국 상고시대 민속신화의 난제를 해석하는데 탁월한 성과를 거둔 蕭兵의 저작이다.

문화인류학적 시각을 근거로 새롭게 노자를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노자의 『道德經』 속에 숨어 있는 수수께끼 같은 ‘철학 이전의 역사’를 풀어 놓아 사람들의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고 한다.

蕭兵은 『道德經』의 해석을 6장의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을 통해 『道德經』이 고대의 생식기 숭배 사상을 표현하고 있고, 이를 『道德經』 전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蕭兵은 “계곡의 신 : 검은 암컷”으로 道의 근원성, 영원성과 무한성을 증명한다고 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동서양의 고대 생식기 숭배사상의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老子의 사상은 “원시사회부터 내려 온 ‘생식기 숭배’와 ‘모성 숭배’사상을 추상적으로 그리고 기호학적으로 대변한 것이며 『도덕경』은 암컷을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여성철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생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그것이 시대를 거쳐오면서 변하지 않는 생명의 시작이긴 하지만, 그것은 道의 영원성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표현방법이지 생식 그 자체가 『道德經』 전반의 내용을 지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蕭兵은 “중국인의 과학적인 혹은 원시과학적인 사상에는 우주의 두 가지 기본 원리나 힘, 즉 陰과 陽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陰陽의 관념은 바로 인류 자신의 性 경험에서 획득한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의 투영”이라는 조셉 니담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또 여러 중국학자들의 유물론적 입장을 받아들여 “남녀간의 교접과 번식이 우주의 모든 법칙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天地가 감응하여 萬物이 변화 생성한다”는 우주의 생성 원칙에서 天地를 男女라는 현상계의 아주 작은 부분으로 국한하여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학자들의 유물론적인 시각을 잘 반영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시각이 고대인의 자연철학적 사상을 너무 좁게 관찰하면서 고전의 해석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강 현 호
경북 경산 혜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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