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혹은 가족인 듯 보이는 참석자들은 2~3명씩 짝지어 자리에 앉았고, 간혹 아이와 함께한 이들도 섞여있었다. 이들 대부분의 연령은 30대를 넘어섰고, 머리가 희끗한 중년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30대 강 모씨(경기 용인)는 “현재의 직장은 불만족스럽고 새로운 진로를 찾아보기 위해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학원을 운영중인 한 가장은 “외국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보를 구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찾아왔다”면서 “현재 벌어놓은 것을 밑천으로 3~4년 외국 한의대에서 공부하고 개원해 생활이 안정되면 그 이후에는 편하지 않겠느냐”며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털어놓았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빨리 뜨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대개 신문광고를 통해 세미나를 찾아온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말투, 연령으로 볼 때 경제적으로 중산층 이상이었다.
더 나은 교육·생활환경을 바라거나 한국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등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외국에서 새 출발을 할 때 한의사라는 전문직 면허증이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수표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이들을 세미나에 참석케 한 공통점이었다.
국내의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파 하는 중산층의 욕구를 실감케 하는 현장이었다.
- 한의대 박람회 현장에서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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