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
상태바
[탐방]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
  • 승인 2004.05.14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물리학으로 한의학 실체에 접근한다

서울대 25동은 물리학부 건물이다. 현대 과학의 패러다임이 지배적인 물리학부 건물 3,4층에는 생소하게도 3~4평 규모의 4개의 방에서 한의학물리연구실의 스텝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책임연구자 소광섭 교수·59)은 경락·경혈의 해부학적 실체를 주장하고 있는 봉한학설의 검증실험 일부를 성공해 혈관내 봉한관, 즉 경락이라고 추측되어지는 조직을 찾아냈다. 이어 최근에는 장기표면의 봉한관과 산알의 DNA라고 여겨지는 조직들을 관찰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경험의학이라고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한의학의 과학적 규명작업에 고삐를 당겨가고 있다. (관련기사 민족의학신문 5월 10일자 463호 6면 참조)

물리학적 관점에서 한의학을 연구해 오던 소광섭 교수가 주축이 된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은 1999년 교육부 BK21 물리사업단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2003년에는 과학기술부에 ‘한의학 진단 및 치료를 위한 경혈·경락에 생물물리학적 기전연구’라는 주제로 국가지정연구실에 지정되면서 5년간 2억5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한의학물리연구실은 책임교수 소광섭 교수 외 이병천(약리학), 이승호(고체물리학), 김정대(이론물리 및 실험), 신학수(생물물리학) 등 4명의 박사와 석사 및 대학원생 10명 등의 연구진으로 구성됐다.

현재 연구실의 주요 사업내용은 생체광자(Biophoton)를 이용한 진단기 개발, 생체광자와 암연구, 봉한학설 연구 등 3분야이다.
이 연구과제에 따라 4개의 각 연구실은 바이오포톤 진단기 개발실, 봉한연구에 관련된 해부실험실과 현미경 관찰실, 세미나실 등으로 사용된다.
진행중인 3개의 연구과제는 크게 봉한학설 재현실험과, 생체광자 진단기 개발로 요약될 수 있다.

경락·경혈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주장한 봉한학설은 1960년대 발표됐다. 이후 관련 주목할만한 연구로 1980년대 독일의 하이네가 경혈이 해부학적으로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연구실의 주요목표는 봉한학설의 재확인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다.
봉한학설 연구는 새로운 조직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관계로, 서울대 수의과대 윤여성 교수 등이 참여해 2002년부터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토끼와 흰쥐의 혈관 및 장기에서 샘플을 추출, 전자현미경 관찰과 유전체 및 화학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주요 연구내용이다.

소광섭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봉한학설을 연구하고 있는 곳으로는 원광대 한의대와 연세대 생화학교실 등이다. 이 중 김현원 연세대 생화학 교수팀이 2000년 12월에 봉한학설 연구에 착수, 인간의 제대혈과 외봉한관에 초점을 맞춰 연구중이다.
소 교수는 “두 연구실의 연구대상이 틀리지만 어느정도 성과를 이뤄내면 교류를 통해, 봉한학설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 연구단계는 봉한관 내부의 산알의 것이라고 추측되는 DNA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연구내용은 8월 한국에서 열리는 일본의 국제생명정보과학회 학술대회에 발표된다.

또 하나의 연구실인 바이오포톤 진단기 개발실, 어둑한 연구실안에 설치된 한평남짓 커다란 암실안에 생체광자 진단기가 있다. 다른 빛이 생체광자 촬영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실 안에서 피실험자의 손바닥과 손등에서 나오는 생체광자를 각각 3분간 촬영하는 동안 암실밖으로 연결된 컴퓨터로 이를 분석한다.
생체광자를 이용한 진단기는 2001년부터 착수, 지난해 말 완성됐다.
생체광자는 신체에서 나오는 일종의 에너지로, 이를 임상적으로 검진 및 치료에 응용하는 것이 연구실의 목표다.
연구실에 따르면, 검진기 개발은 완료된 상태로 금년 초에 서울 꽃마을한방병원에 기기를 설치하고 임상적용을 위한 연구를 공동진행하고 있다.

오진아 기자


인터뷰 - 소광섭 교수

“한의학은 깊은 자연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한의학은 비과학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과학이 이해하지 못하는 높은 수준의 학문이다.”
소광섭 교수는 한의학에 대해 이같은 소견을 밝히면서 학제간의 공동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봉한학설 연구는 타학계의 전문적인 조언이 절실하지만 협력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연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는 갖춰져 있지만, 고가의 장비는 의뢰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생체광자 진단기기의 경우 임상에 연결되기 까지 한의학 임상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한의사 의료진이 서울대에서 진료하면 임상연구데이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학제간의 공동연구가 필요한 만큼 열린자세로 임할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소 교수는 전북출신으로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캔자스대를 거쳐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서울대 자연과학대 물리학부 교수로 있다.
저서로 물리학과 대승기신론(1999), 색의 인지과학과 오행(2001), 우리말과 음양오행의 인지과학적 특성(2002) 등이 있다.
소경순 세명대 한의대(49·예방의학) 교수와 남매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