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02] 濟世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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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02] 濟世全書
  • 승인 2004.05.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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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醫를 길러낸 공雲林의 晩年作

雲林은 『萬病回春』의 저자 공廷賢을 말하는데, 태의원 의관이었던 아버지 공信의 뒤를 이어 의술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어려서부터 집안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역대 의서를 두루 익혔으며, “훌륭한 의원이 되어 세상의 병자를 구제하는 것이 어진 재상의 공덕과 서로 같다(良醫濟世, 功同良相)”고 말하였다. 일찍이 開封을 지나다가 역병과 마주쳤는데 古法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처방으로 많은 효과를 거두었으며, 그 명성이 중앙에 알려져 某 尙書(劉自强)의 추천으로 태의원의 관리(吏目)가 되었다.

또한 그의 행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 어느 해 魯王의 왕비가 병에 걸려 太醫가 치료하였으나 잘 낫지 않았던 것을 그가 진찰하고 약을 써 거뜬히 낫게 하였다. 왕이 천금을 주었으나 사양하고 받지 않으므로 그가 남긴 비방(『魯府禁方』)을 새겨서 책으로 펴내고 또 그의 畵像을 그려 사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적은 책 뒤편에 덧붙인 海內名公贈言에 들어있는 ‘賀雲林공君榮搜 魯府恩賜醫林壯元序’에 자세히 기록되어 전한다. 그는 나이가 93세에 이르도록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지금 남아있는 것으로는 『萬病回春』, 『壽世保元』, 『種杏仙方』이 널리 알려져 있고, 그밖에도 『雲林神구(운림신구)』, 『醫學入門萬病衡要』, 『小兒推拿秘旨』 등이 있다. 하지만 정작 그가 맨 먼저 펴낸 책은 그의 아버지 공信의 저술을 정리한 『古今醫鑑』으로 조선 후기 의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늘 소개하려는 『濟世全書』는 그의 말년작으로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꾸민 것이라고 전한다. 標題는 『新刊醫林狀元濟世全書』라 되어있으며, ‘太醫院吏目金谿雲林공廷賢子才編著’라는 기록으로 보아 나중에 태의가 된 두 아들이 받아 적고(手錄) 여러 제자들이 교정을 보아 완성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술 동기는 補益門의 神仙接命秘訣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데, “此乃先師日日相傳之秘旨也, 寶之寶之”라 하여 교육적 의도와 인인전수로 이루어지던 강의록 성격임을 알 수 있다.

全書는 총 8권으로 八卦名에 따라 乾坎艮震巽離坤兌로 이름붙였다. 본문에 앞서 서문과 自序, 雲林子傳과 總目이 들어 있다. 乾集에는 宋許學士傷寒脈法總論歌와 診脈口訣, 論絶脈, 太過不及脈 등 맥법과 중풍, 상한 등 육음병이 들어 있고, 坎集에는 주로 內傷 질환이 들어 있다.

艮集에는 비滿, 水腫, 積聚 등 잡병, 震集에는 補益, 老人 등 허로병과 구급질환, 巽集에는 眼目, 頭痛, 毛髮 등 외형질환이 들어 있다. 또 離集에는 眩暈, 癲狂 등 정신과 질환과 부인과질환이, 坤集에는 소아과질환과 痘瘡, 麻疹을, 끝으로 兌集에는 외과질환과 救荒, 膏藥, 通治, 雜方, 名公贈言까지 수록하였다. 보통 각 병증문은 진단과 병론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도표와 그림이 곁들여 있기도 하다. 또 처방과 병증에 따른 가감변용이 조목별로 나뉘어져있는데 이는 다시 말해 실전에 대비한 임상강의록과 같은 느낌을 준다.

內題紙에 ‘金陵萬卷樓周玉卯刊’으로 되어 있고, 각권 첫 장에는 ‘金陵書坊萬卷樓存義堂玉卯周文煥刊行’ 혹은 ‘- - 如泉周文耀刊行’이 섞여 사용되고 있어 두 사람이 분담하여 판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전하고 있는 판본은 1636년(日本 寬永 13년) 村上平樂寺 刊本으로 明刻本을 번각하여 일본식 訓點을 달아 간행한 것이다. 대만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이것을 영인한 판본도 소개되어 있다. 최근 수집된 국내전본은 상단여백에 빽빽이 『동의보감』 관련 구절이 필기되어 있어 조선에서 일찍이 이 책을 입수하여 보았고 두 책을 상호 비교하여 분석 검토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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