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면 수련으로 인하여 더욱 생각나는 화가, 바다를 사랑한 사람, 빛의 연금술사로 순간의 느낌(인상)을 영원으로 바꾸어 놓은 모네의 작품을 감상해 보자.
그의 그림은 캔버스를 금, 은, 보석으로 그린 것 같다. 그림자까지도 색상이 눈이 부실 정도이다.
캔버스에서 캔버스로 이어진 긴 일생을 변화하는 빛과 색채를 포착하는 데 아낌없이 바쳤던 클로드 모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팔레트를 바꾸어 가며 순간을 영원으로 남긴 모네는 1874년 공개한 ‘인상, 해돋이’로 보수적인 미술평론가들에게는 충격을, 천편일률적인 화단에는 신선한 자극을 던져주었다.
모네는 인상파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화가이면서 어려운 생활에서도 결코 붓을 놓지 않고 자신의 작업을 계속해 일가를 이루게 된다.
당시 화단에서 모네의 인상파활동은 가히 혁명이라 할 것이다. 야외의 태양 아래서 하는 그림 작업, 대상보다는 빛을 표현하는 색상이 강조된 화법, 배경이나 장식이 아닌 주제로서의 풍경 등 많은 것이 달랐으나 더 크게 달랐던 것은 그의 예술에 대한 정신이었다고 할 것이다.
모네가 처음부터 찬탄과 영광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같은 인상주의 화가 르느와르와 함께 작업하면서 물감마저 떨어져 작업을 할 수 없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아내의 죽음으로 정신적 상처를 받기도 했다.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끝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만이 대가의 길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라 할 것이다. 노적가리, 포퓰러, 대성당의 연작들은 대가의 영감을 그대로 보여 준다 할 것이다.
이 책은 문고판 크기의 아주 조그만 책이다.(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36) 비록 작은 책이지만 모네의 중요한 작품을 많이 싣고 있으며, 그의 작품세계의 흐름이나 변화를 파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도록 잘 배려하고 있다.
또한 책의 뒤편에 모네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소개되어 있다. 이 편지들은 당시의 지성들의 의식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는 더 없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고 보면서 미술관으로 향한 마음이 발걸음을 앞서 간다.
박 근 도 (서울 상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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