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다음 총선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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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다음 총선을 바라보며
  • 승인 2004.04.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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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눈높이 키워야

비례대표는 물론이고 지역 당선자도 한의사는 없었다.
한의사 국회의원을 외친 지 한참 됐지만 이번에도 소득이 없었다.
국회의원은 우리나라 정치세력의 가장 정점에 있다. 아직 한의사는 독자적으로 정치세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이제 한의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좀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비례대표는 철저하게 직능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의료계이든 여성계이든 문화계이든 ‘대표성’을 갖지 않으면 비례대표가 될 수 없다. 국회의원 직능 비례대표를 주는 이유는 그 직능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한의계는 의료계 몫으로 비례대표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도 이런 배려가 있었지만 순위에서 밀렸다. 한의계가 비례대표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 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것보다도 한의계만이라도 확실히 대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령 누군가가 한의계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생각하고 있다면 다른 보건의료 계열의 지지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정치력이 있더라도 최소한 반대가 있어서는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이런 조건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정치적인 행보가 필요하다. 또 한편 직능단체가 아니더라도 보건의료인들이 모두 모여 결성한 단체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식은 오랜 시간의 투자와 노력 그리고 지원, 개인적 소신 등등이 결합되었을 때 상승효과를 발휘한다. 또 한의계라는 직능을 확실히 대표하려면 ‘직선제’를 통한 회장 선출도 중요한 방법임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경우이다. 한의계가 착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한의사 출신의 국회의원만이 한의계를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사 국회의원을 외치지만 이것은 절대 아니다. 아니 이렇게 돼서도 안된다. 국회의원이 단지 직능의 이해만을 대변하고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 않는다면 한의사라고 해도 나는 절대 찍지 않겠다.

지역구에서 출마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정치적 식견과 안목을 키워야 하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야 한다. 이번 열린우리당의 지역구 경선에서 보았듯이 상명하달식의 공천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 의한 정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말 그대로 한의사로서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은 부업이 아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전국 또는 지역을 포괄하는 시민단체나 정당 조직에 직접 가입하여 활동한다. 그리고 많은 한의사들이 이런 모임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한의사들을 지원해야 한다.

아직까지 한의사들의 사회참여가 그리 높지 않은 현실을 보면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한의사 국회의원을 만들려면 단지 한의사가 힘이 없어서 그렇다는 자조적인 한탄은 그만두고 정치적인 안목을 높이는 대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박 용 신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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