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99] 醫林撮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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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99] 醫林撮要
  • 승인 2004.04.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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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전해진 조선의학 대표 명저

『의림촬요』는 시기적으로 조선 중기 『동의보감』의 선구적 형태를 지닌 의방서로 내용면에서도 민족전승의 고유의학과 여말선초에 도입된 金元醫學이 融會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또 조선 전기 의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의 장점을 고루 취하여 이론과 경험을 결합하였고 임상에서 처방을 쉽게 골라 쓸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의 초간본은 8권으로 전해지나 그 간행사실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며, 현재 전해지는 판본은 13권으로 『동의보감』 편찬 이후 후인들에 의해 증보된 것이다. 게다가 傳本도 매우 드문 편이어서 국내에는 完本이 소장되어 있지 않다.

필자는 이 자리를 빌려 지난해 국제동아시아의학사 학술대회 개최를 계기로 일본에서 입수된 『의림촬요』 완질본(마이크로필림, 본원 소장)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그 가치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 이 귀중한 의서에 대한 몇 가지 역사기록을 참조하여 조선의학사에 미친 영향과 위상을 자리매김해 보고 전승된 토착의학과 수입된 외래의학이 접점을 이루는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동의보감』·歷代醫方에는 鄭敬先 撰, 楊禮壽 校正이라고 되어 있어 이 책의 초기 판본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대략 明宗代에서 宣祖 初葉에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지나 현재 逸失되어 전하지 않는다.

現傳本은 13권 13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본문 첫 권에 앞서 별권으로 歷代醫學姓氏를 싣고 있다.
이것은 분명 『의학입문』이 도입된 이후 증보한 것인데, 양예수와 허준이 本國名醫에 나란히 올라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 사후에 제자나 혹은 추종하는 후인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확실하다.

이 완질본은 현재 日本 國立公文書館 內閣文庫에 소장된 것으로 일본과 중국의 학술대회 참가교수들의 주선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 국내 소장 戊申字本과 동일 판본으로 보이나 국내 소장본에 비해 결권이 없고 완전하다.

幕府시절 江戶醫學館을 열어 고증의학파를 주도했던 丹波元簡은 그가 펴낸 『觀聚方要補』와 『救急選方』에서 古今의 대표적 처방을 모아놓았는데, 그 중에 『東醫寶鑑』, 『鄕藥集成方』, 『李宗準紫金丹方』과 아울러 본서의 처방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일본에서 조선통신사를 수행한 의관들과의 의학문답을 기록한 『韓客筆譚』에 보면, 왜국의 太醫令 橘元勳과 조선 良醫 趙崇壽와의 대화 중에 조선에서 상용하는 의서가 언급되어 있는데, 『鄕藥集成』, 『東醫寶鑑』, 『胎産諺解』, 『痘疹諺解』, 『鍼灸經驗方』, 『經驗方』 등과 함께 본서의 이름이 등장한다.

또, 1748년의 통신사 문답 기록인 『兩東筆語』에도 역시 東都醫官 丹羽貞機와 조선 良醫 趙活庵과의 대화에서 『의림촬요』에 기재된 動物乳와 玉樞丹, 淸心元의 용법 차이를 논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로 보아 일본 의가들 사이에서 『醫林撮要』를 비롯한 조선 의서가 중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서지』에 보면 多紀元胤이 自筆로 抄錄한 『醫林撮要抄』가 등장한다.
多紀元胤은 『中國醫籍考』를 펴낸 의학문헌서지의 대가인데, 이 초본은 『의림촬요』에 인용된 의서 가운데 그가 잘 알지 못하는 책이 있는 것을 보고 藥方을 抄出하여 작은 책자로 엮은 것이다.
첫 머리의 역대의학성씨 그리고 본문의 권 1과 권 2에서 佚書라 생각되는 것과 朝鮮 俗方을 골라 적었다.

채록 방식은 먼저 引據書名을 들어놓은 다음 그 아래 내용을 적었는데, 대략 『濟衆方』, 『名醫常用方』, 『本朝經驗』, 『中朝質問』, 『本國退思翁所製方』, 『河中樞方』, 『本國鄭北窓所製』, 『惡病(疾)治療方』, 『俗方』, 『中朝傳習』 등과 같은 조선의방서 이었으니 그 영향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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