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5)-‘열린의학’으로서의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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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5)-‘열린의학’으로서의 한의학
  • 승인 2004.04.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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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열린 의학’으로 거듭날 수 있어
중의학은 물론 인도의학과도 교류 필요
인도의학, ‘체질’ 중시 사상의학과 유사

사진 上 : 중국 광동성 광주중의약대학 부속병원에서 침을 맞고 있는 소아환자의 모습. 진료실이 복잡한 관계로 복도의 대기의자에서 침을 맞고 있다. 옆에 보이는 기계는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침기.
사진 下 : 중국 제일군의대학 중의학연수과정의 교수진과 연수에 참가하고 있는 각국 군의관들 모습. 앞줄 오른쪽이 필자.

7. ‘열린 사회’를 만드는 ‘열린 의학’으로 거듭나는 한의학 - ‘열린 한의학’은 ‘열린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최근 중국의 보건 관련 소식을 살펴보자.
첫번째는 최근 중국 보건당국이 중국에서 ‘의료행위’를 실시하고 있는 모든 ‘의사’들의 ‘자격’을 ‘정규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정규화’란 곧 여태까지 ‘면허증 제도’ 없이 ‘관례’에 의해‘의술’을 실행해 오던 ‘의사’들을 ‘자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즉 향후 몇년간의 과정을 거쳐서 중국의 보건의료체제를 좀 더 ‘체계화’하고 ‘규칙화’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우리나라나 미국과 같은 ‘의사면허증’ 제도가 없었고 단지 ‘의학 교육기관’을 졸업하면 ‘의사’로 인정되고 그 뒤 국가로부터 ‘의료활동’을 허가 받은 후 ‘의료업’에 종사하는, 어떻게 보면 ‘국가 공무원’ 같은 신분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방의 농촌 마을 등에는 3년제의 단기의학학교를 졸업하고 ‘의료’를 시행하는 ‘초급의사’ 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제 WTO 가입과 2008년 북경올림픽 등을 맞이하여 자국의 사회보건체계를 좀 더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고 하는 노력인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최근의 가장 중요한 보건관련 소식은 ‘AIDS’에 관한 중국 당국의 적극적 대책과 홍보이다.
즉 현재 중국에는 정부공식발표로 약 ‘1백만 명’의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가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주로 매혈을 통한 과정에서(지방의 낙후된 지역에서 ‘혈장’을 팔기 위해 혈액을 채취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불결한 주사바늘을 여러차례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에이즈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이다) 주로 전염되었으나 최근에는 ‘마약 중독자’ 들의 ‘주사기 공동사용’ 등이 주요한 전염경로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대로 방치하면 2010년까지 중국의 에이즈 환자가 약 1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정부 스스로 밝히고 있다.

지리적으로나 경제·문화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한국으로서도 가볍게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곧 에이즈도 간염과 같이 ‘혈액’이 중요한 전염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더우기 이러한 에이즈의 문제가 중국 뿐 아니라 같은 ‘아시아’에 속하는 인도와 태국 등의 서남아시아 국가에서도 계속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장차 에이즈는 핵무기와 같은 대량파괴무기 대신에 새롭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러한 에이즈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홍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정부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혈액에 의한 전염가능성’을 낮추는 것과 관련하여 비의료인에 의해서 행해지는 ‘출혈 발생’ 가능성의 모든 불법적인 ‘시술행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것이며 ‘침,주사기’ 등의 ‘출혈 유발기구’가 보건당국의 ‘관리’없이 일반인들에 의해 자유롭게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한국은 위와 비슷한 과정으로 전염될 수 있는 ‘간염’보균율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건강한 ‘사회’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듯 이제까지 공개를 꺼려왔던 중국정부가 ‘에이즈’의 국가적 위기촉발 가능성을 깨닫고 ‘공개’를 결정하고 에이즈에 대해 ‘열린 정책’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20세기까지는 많은 국가와 정부가 ‘닫힌 정책과 닫힌 사회’를 유지해 왔지만 21세기로 넘어서 세계는 점차로 ‘열린 사회’와 ‘열린 세계’로 전환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현재의 추세가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고 앞으로의 수십년 후의 상황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여기서 말하는 ‘열린 사회’라 함은 ‘칼 포퍼’에 의해서 설명되어진 ‘비판적 합리주의’가 추구하는 사회이다.

즉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이 만들어낸 어떠한 제도 및 이데올로기도 완전하지 않으며 ‘절대 진리’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그 절대적인 진리, 제도 그리고 이데올로기를 찾아가는 것이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적 합리주의’에 바탕한 인간관은 ‘열린 사회’로의 길을 제시한다.
‘열린 사회’란 , 인간은 ‘오류’가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도, 어떤 의견도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래서 그런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인간의 ‘오류’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린 사회’와 대립되는 사회를 ‘닫힌 사회’라고 하며 그 전형적인 예가 ‘전통적인 권위주의 체제’,‘전체주의국가’혹은 ‘독재국가’라는 것이다.

‘열린 사회’를 제창한 포퍼의 과학철학사상은 ‘반증가능성 이론’이라고 설명되어 진다.
‘반증가능성’이란 ‘반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과학이론’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왜냐하면 과학에서 반증할 수 없도록 설명되는 절대적인 진리는 없으며 기존 이론이 지닌 오류를 찾아서 보다 나은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이 계속되는 것, 그것이 바로 ‘과학’이란 것이다) ‘반증할 수 없도록 논리구조가 짜여져 있는 것은 ‘사이비 과학’이란 것이다.

즉 오류의 발견과 새로운 이론의 정립이라는 과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조금씩 진리에 접근해 가는 것이 참다운 ‘과학’의 모습이며, 그런 의미에서 ‘진리’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열린 사고’를 가지고 ‘한의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 한의학서적에 나와 있는 이론, 처방, 치료법을 모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끊임없는 고찰, 비판 그리고 토론을 통해 우리는 ‘한의학의 진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물질중심의 ‘과학사상’이나 ‘의학이론’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 들에 대해 보다 ‘유심론적인 시각’을 통해 더욱 합리적이고 적절한 ‘해답’을 찾는 것도 긍정적인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한의학’은 좀 더 ‘열린 의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의학은 ‘중의학’ 뿐만 아니라 또다른 ‘유심론적 의학’의 강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인도전통의학(아유르베다 의학)’과도 많은 교류와 공감의 형성이 가능한 것이다.

즉 ‘인도의학’은 인간이 가지는 ‘개별적 특성-체질’을 매우 중요시 여기며 이런 점에서 한의학의 ‘사상의학’적인 측면과 많은 공통점이 있다.

‘열린 한의학’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많은 다른 문화들의 전통의학과 치료법에 관해 ‘합리적 토론과 비판 수용’을 통하여 ‘인간의 고통 해결’이라는 의학 본연의 목적에 보다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계속>

필자 e-mail
hangl98@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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