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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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2)
  • 승인 2004.04.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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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강력한 ‘문화의 전도사’
‘한글화된 한의학’ 세계에 알리자

사진설명 - 중국 제일군의 대학 외국인 연수관 기공식과 함께 열린 연수회 개회식 모습. 단상에 태극기가 보인다.

3. 중국 제일군의대학 대강당에 울려 퍼진 한국의 노래들
-‘한의학’ 또 다른 ‘한류’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이곳 광저우에 와서 놀라움을 느낀 것은 의외로 강력하게 (특히 젊은 층에서) 호응을 받고 있는 ‘한국의 문화 (노래, 드라마, 영화, 한국어)’에 대한 존재이다.

현재 이곳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3개 채널에서 각기 다른 3개의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다(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늦은 밤 시간에도 텔레비전에서는 한국의 ‘겨울연가’가 중국어버젼으로 방영되고 있다).

서점이나 음악-영상 쇼핑몰에 가면 한국의 영화와 노래, 드라마가 VCD로 한 코너를 따로 차지하고 있다. 물론 복제품들이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빠르고 쉽게, 그리고 중국의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서점에 가면 외국어 코너에서 일단 ‘영어’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다음 규모의 ‘외국어’코너는 ‘한국어’가 ‘일본어’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상점이나 매장, 서점, 미장원 등에서 ‘한국에서 왔다’라고 하면 눈빛이 반짝거리면서 신기해하며 호기심 가득 찬 표정을 보인다.

이런 한국문화의 영향이 중국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필자가 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제일군의대학’은 말 그대로 중국 군대 내의 첫번째 의학교육기관으로 한해에 1천 여명의 군진 의료인력들이 탄생하는 곳이며 ‘중국군’은 또한 중국에서 아직까지 가장 강력한 정치사회적 세력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조직이다.

이러한 곳에서 1년에 한차례씩 대규모 ‘에어로빅(이곳에서는 ‘건강무’라고 한다.) 경연대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27개 팀이 나와서 경연을 벌였다. 그런데 그 배경음악 중에 2팀이 한국의 가요를 그대로 사용하고, 1개 팀은 ‘번역곡(이정현의 <와>)’을 사용하였다.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기성세대는 쉽게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의 젊은 세대가 만들어 나가고 있는 이러한 ‘새로운 현상’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곳 광저우에서 만난 대부분의 중국사람들은 (더우기 중국 군인들조차도) 더 이상 ‘한국전쟁’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지난 시대의 전쟁’은 이제는 먼 옛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들은 단지 한국의 ‘자유로운 개성’과 ‘독특한 창의력’그리고 ‘좀 더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그러한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자본주의의 화려함’ 뿐만은 아니다. 문화의 힘은 그렇게 강력한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문화’를 우리민족이 ‘살아남고 그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서만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한국의 문화’를 통해 다른 민족, 다른 국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삶의 행복’과 ‘생산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의학자’로서 필자는 ‘한의학’도 한국문화의 한 분야로서, 더욱이 강력한 국제적 호소력을 가진 분야로서, 이러한 ‘문화의 전도사’의 역할을 훌륭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WTO 가입 이후 중국의 의료분야가 개방되면 한국의 한의학계가 중국의 의료계와 연계하여 중국에 진출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또 다른 ‘한류’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을 것이다.

4. 한의학의 한글화: ‘3 H(한의학-한글-한국문화)프로젝트’의 첫번째 길목

필자가 한의학을 ‘한글화’해서 ‘세계’에 보급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 많은 분들이 한의학의 ‘지적 자산’ 대부분이 ‘한자’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너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닌가하고 언급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과거 대부분의 한의학적 서적들이 ‘한자’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글’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그 ‘유용성’은 이러한 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교의 ‘원전’은 ‘한문’이 아니었으며 ‘기독교’의 ‘성경’ 또한 원래 ‘영어’도 ‘로마어’도 아니었다.

그러나 훌륭한 언어와 ‘창의적인 사회집단’은 과거의 ‘진리’를 새로이 번역하고 ‘창조’함으로서 보다 발전적인 ‘문화’를 만들어 인류에 공헌해 왔던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그러한 ‘문화적 발전과 변혁’의 책임과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은 우리에게 그 가능성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지적집단이 ‘한의학’분야에 결집하고 있으며 그 ‘새로운 의료현실에 대한 적응’을 의료의 현장 곳곳에서 검증해 나가고 있다.

‘의료’는 ‘인간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자 ‘행위’이다. 그 어떤 ‘실험실의 기계’나 ‘수 많은 이론들의 논쟁’에 우선하는 것이 ‘의료의 현장’이다. 한의학은 한국 사회의 많은 의료현장 곳곳에서 그 실용성과 효용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오고 있다.

더욱이 의료분야 대부분이 민간의료체제로 구성되어온 한국의 현실에서 한의학은 보다 ‘인간’ 개개인의 ‘특이성’과 ‘개성’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옴으로써 더욱 ‘인간’다운 의학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의학’은 ‘서양의학’이 인간을 좀 더 ‘기계적’으로 분석하여 해석함으로써 나타나는 ‘몰개성화’와 ‘비인간화’되는 문제점을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의학을 다른 나라, 다른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좀 더 효율적인 전달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이다. 서양인에게, 아니 한국, 중국, 일본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 ‘한자’를 배우라고 강요하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들에게는 ‘한의학의 이론’을 학습하는 것 자체 만으로 난해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주로 중국이 실행하고 있는 중의학 용어의) 영어발음식 번역은 그 ‘번역 실적’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한의학’을 완숙하게 학습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우리는 이점에서 ‘한글화된 한의학’의 효용성을 절감할 수 있다.

일단 ‘한글’은 표음문자이기 때문에 (더욱이 비교적 뒤늦은 시기에, 합리적으로 만들어졌으며 7천만명이 넘는 강력한 한글문화공동체를 갖고 있기에)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에 편해서 상호의사소통의 ‘기호’로서 매력적이다.

더욱이 ‘한국’이라는 강력한 언어공동체가 ‘한글’에 대한 학습의욕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비록 ‘한글의 문법’을 완전히 숙달케 하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한의학’의 ‘이론’과 ‘개념’ 그리고 ‘실제의 치료기술’을 표현하는 ‘어휘와 용어’ 등을 한글로서 나타내고 배우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태극, 음양, 오행, 사상, 정, 기, 신, 혈, 오장, 육부, 경락 등등’의 용어를 한글로 나타내고 그 부연하는 설명을 ‘영어’나 ‘불어’,‘스페인어’로 하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수 있다고 하였다.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히 준비해나가면 우리는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신념은 삶의 의미를 확인케 하고 때때로 그 길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계속>

필자 e-mail
han-g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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