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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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의 중국통신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1)
  • 승인 2004.04.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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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한약·추나, ‘중국이 주인’ 의식 강해

박완수(군의관·한의학박사)

해외 각지의 한의학 관련 정보를 연속 게재하고 있는 본지는 이번호부터 중국통신-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을 싣습니다. 필자 박완수씨는 경희대 한의대 출신으로 96년 군의 26기로 임관, 국군수도통합병원 한의과장(대위)으로 복무중 현재 중국 제일군의대학에서 연수중에 있습니다. 88년 경희대 입학 당시 전체수석을 하기도 했던 박대위는 이번 기고를 통해 중국에서 본 한의학의 발전가능성을 짚어보게 될 것입니다. 많은 애독을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십니까. 독자여러분. 지금 저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의 ‘제일군의대학’에서 약 4개월과정의 ‘중의침술 장단기 연수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글을 통해 독자여러분께 한의학과 중의학, 한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의학계와 한의학의 관계와 발전가능성에 대한 고찰의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조언과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글의 제목을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로 정한 이유는 한의학이 결코 한국의 역사, 아시아의 역사 나아가서 세계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었던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의미에서 입니다. 또한 더불어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의 역사적 진행에 대해서도 고찰해 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 글이 계속되어 결론을 내릴 즈음에 위의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의학 그리고 중의학

이 곳 ‘광저우’(廣州)는 중국 남부 ‘광둥성’(廣東省)의 省都(성의 수도)로서 광둥성 자체의 면적은 한반도의 면적과 비슷하고 인구는 약 6천 500만 명이다. ‘광저우’는 인구가 700만 명 정도이며 소득수준이나 경제 규모가 중국 전체에서 ‘상해’ 다음가는 곳으로 홍콩, 마카오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최근 들어 점점 그 경제적 중요성이 커지는 곳이다.

이 곳에는 많은 대학들이 있으며 그 중에서 ‘제일 군의대학’은 중국 군의 의무지원을 위해 ‘군의관, 간호장교, 의료기사’등을 양성하고 아울러 약 1천 베드 이상의 대형병원 2개( 난팡의료원, 주하이의료원)를 운영하고(환자의 대부분은 민간인임) 있는 일종의 종합의과대학(의학과, 중의학과, 치의학과, 약학과, 중약학과, 간호학과)이다.

또한 이 대학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외국의 군의관들을 대상으로 ‘서의학-중의침구추나학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현재 15개국(몽골, 그루지야, 루마니아, 쿠바, 에콰도르, 미얀마, 캄보디아, 이집트, 기니아, 기니아비사우, 잠비아, 탄자니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대한민국)의 23명(중의연수과정 13명, 서의연수과정 10명)이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중의연수과정’은 ‘4개월(단기)과 2년(장기)’등 2개의 연수과정이 있으며 과정이 시작된지 2개월 조금 지난 것 같다.

처음 중의학에 입문하는 의사들이 많아서 기초과정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전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짧게나마 제가 중의학에 대해서 ‘한의학과 이런 점이 다르다’라고 받은 느낌은 크게 3가지다(물론 같은 부분도 많이 있다).

첫째는 유물론적 철학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서 전통의 이론을 유물론적으로 해석하고 발전시키려는 경향이 많다는 것.

둘째는 환자중심, 의료소비자 중심의 의료시스템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시술자 위주의 의료시스템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학문자체도 그런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째는 침술, 한약, 추나 등의 모든 것이 ‘중국이 주인이다’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 앞으로 이 글을 통해 고찰해 나가도록 하겠지만 먼저 말씀드릴 것은 ‘한의학의 한글화 정책’을 강력히 그리고 폭넓게 추진하여 그것을 통해 우리의 한의학을 전세계에 알리고 보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에 대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주제로 고찰해 보기로 하자.

2. ‘3 H(한의학-한글-한국문화)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

여기서 말하는 3 H 란 ‘한의학(Han-medicine), 한글(Han-gul), 한국문화(Han-culture)’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를 한의학과 한글을 통해서 세계에 보급하자는 제안이다. 어찌보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재 중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중의약 수출전략’이나 프랑스-독일-일본 등이 진행하는 ‘자국언어-문화 세계보급 전략’을 보았을 때 결코 소흘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세계 많은 나라의 의료진들이 ‘침구술과 한약학’을 배우고 이용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러한 경향성에 대하여 ‘중국의 문화와 언어보급, 나아가 경제적 파급효과’까지를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중의약학 보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의료진들을 중국으로 초청하여 ‘중의학’을 연수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여기에서 확인하고 있는 것은 바로 중국의 문자인 ‘한자’ 때문에 많은 외국인(한국과 일본을 제외한)들이 ‘중의학과 중국언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그래서‘깊은 이해와 고도의 숙련’이 힘들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 ‘한글’과 ‘한의학’ 그리고 ‘한국문화’의 국제적 확대가능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과거 동아시아의 대부분의 ‘지적자산’은 ‘한자(고대한자)’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많은 ‘지식정보(한의학을 포함한)’를 다른 세계(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오세아니아 등)에 좀 더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한글’이고 ‘한국문화’라고 생각된다.

‘한의학’을 좀 더 폭넓게 ‘한글화’하여 세계에 보급하고 그와 더불어 ‘한국문화’를 알려 나간다면 그것은 또한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이렇게되면, 물론 희망사항이지만, 장래 언젠가는 한국어가 유엔 공용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 ‘3H 프로젝트’에 대해 좀더 논의해 보기로 하자. <계속>

필 자 약 력
▲경희대 한의대 졸업 ▲ KIST-경희대 협동연구과정 한의학석사 취득(94~96년) ▲경희대 대학원 한의학박사 취득(02년) ▲96년 군의관 임관(군의 26기) ▲국군철정병원 한의과장, 육군사관학교 지구병원 한의과장, 국군수도통합병원 한의과장(01~02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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