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전탕방법 변해야 한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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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전탕방법 변해야 한다(9)
  • 승인 2004.04.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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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으로의 한약투여방법과 조제실·전탕실 구조변화

조제·전탕 전문인력 갖추자

한방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탕약 복용은 이제 바뀌어야만 한다. 간편한 복용방법만이 민족의 정서와 부합되는 치료 한의학으로 가는 길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치료의학으로서의 나아갈 길은 한약의 제형 변화로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투여하여야 하며, 여기에 따른 조제실과 전탕실을 관리하는 인력의 고정관념 탈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환자의 치료에는 고도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진단에서 치료, 투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보면 정교하고 세밀한 진단, 다각적 방면에서 본 정확한 처방, 약을 조제하는 정성에서 본다면 이 보다 더한 전문인력이 요구되는 곳은 없다. 그만큼 인간의 생명이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지 현실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한방병·의원에서의 체제는 그렇게 구조적인 체계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의사의 역할은 대체적으로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지나 조제와 탕전 과정에서의 역할은 많이 부족한 상태로 보여진다.

치료의 마지막은 결국 대부분 환자에게 투여하는 한약에 의존한다는 현실로 볼 때,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기대할 만한 치료효과를 높이는 데에는 부적절할 것이다.

필자는 과감히 말한다. 불행하게도 조제실, 전탕실의 관리는 대부분 임시교육을 거쳐 경험으로 그냥 개인적 관념으로 검증한 한약에 대한 별반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맡겨져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한의원도 마찬가지다.

물론 예외는 일부 있지만 이러한 현실은 한의학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현실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른 우수한 양질의 약재 선택 및 치료약의 탕약 투여에 전문인력(현실적으로 본다면 한약사의 양성과 이를 지도 감독하는 권한을 한의사가 전적으로 부여받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함)이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

현실에서 급여 등 간접비용의 상승, 또는 한의원의 경제적 사정으로 이것이 배제된다면 한·양방 이원화 의료체계에서 한·양의사의 진단 및 치료기술은 비슷할지라도 나머지 부분에서 양방에 상대적 열세를 보이게 되고 결국은 한방치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겨우 명맥만 유지하든지 아니면 의료 일원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현실을 직시해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전문인력 문제는 제일 먼저 풀어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인 것이다.

한방치료에 대한 한의사 자신의 프라이드와 자신의 보호 능력에는 대단히 뛰어 나지만 진정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는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은 반성을 해 보아야 한다.

사랑하는 내 가족이 아프다고 할 때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치료를 맡기는가?
이 과정은 반드시 한의사들이 앞장서야 하며 누군가는 희생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의학에 절대적인 위기가 닥칠 것이다. 3년 동안 전국 1,000여개 한의원을 직접 둘러본 필자의 결론이다.

생각만 해도 무서운 침, 쓴 한약 속에 한방의 수요는 점차 감소되고 수요층도 어쩌면 치료보다는 건강유지를 위한 양생법의 하나로 인식되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우리 한의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가.

시대가 한의학을 요구한다고 아전인수에 자화자찬하면서 미화하고 있다.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진정한 치료는 양방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기껏해야 뒷수발(?) 정도만 하는 이런 현실을 어찌 우리 한의사들은 대세가 한방이라고 여기는가.

얼마전 서울대 의대 게시판에 올라온 ‘한방교 및 서울대 무당학과 신설의견’도 어쩌면 우리가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자아 도취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게시판 의견에 너무나 분노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다.

한약 제형 변화를 통한 투약방법에 대한 한의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조제실· 전탕실 또한 최첨단의 시설과 더불어 전문인력이 반드시 배치되어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만 한의학은 치료의학으로서 기틀을 마련하고 후세에 더욱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눈에 비친 한방치료의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깊은 사명감을 느끼며, 혹시나 한의학 중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는 한의사 여러분들에게 累가 되었다면 양해를 구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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