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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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9)
  • 승인 2004.04.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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濕·飮·痰은 인체방어기능 不全의 신호

이 학 로(한의사·충남 천안)

11. 한의학의 痰飮과 림프순환

인체는 60%에서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있지만 해파리처럼 흐느적거리지는 않습니다.

체액은 편의상 세포외액과 세포내액으로 나눕니다. 세포내액은 체중의 40%, 세포외액은 체중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세포외액 중 조직액(간질액)은 체중의 15%, 혈장은 체중의 5%정도입니다.

분당 심박출량 5ℓ

보통 사람은 약 5ℓ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혈액은 동맥계에 20%, 모세혈관에 5%, 정맥계에 75%가 들어 있습니다.

또한 순환계 전체의 혈류량은 곧 심박출량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매분 5ℓ정도되고, 이 5ℓ가 여러 장기에 알맞게 나누어져 흐르게 됩니다.

그렇지만 각 장기로의 혈류량의 몫이 언제나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5ℓ의 혈액이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모세혈관에 이르면 체액과 물질을 교환합니다.

이렇게 전신의 모세혈관에서 여과되는 수분량은 하루에 20ℓ 가량이며, 이중 재흡수되는 양은 약 16ℓ에서 18ℓ입니다.

재흡수되지 못한 2~4ℓ는 림프계를 통해 혈액순환계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모세혈관에서 여과와 흡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소화관에서는 소화액을 분비하고 소화된 음식물과 체액을 흡수합니다.

소화관에서 분비되는 체액의 양은 타액 1.5ℓ, 위액 1.5ℓ, 담즙 0.8ℓ, 췌액 1.4ℓ, 장액 1.5ℓ 정도 됩니다.

음식물과 음료에서 섭취하는 수분이 하루에 2.2ℓ정도 되므로 대략 10ℓ를 소화관에서 매일 분비하고 흡수합니다.

소화관에서 흡수하는 대부분의 수분은 혈관으로 흡수하고, 림프관은 하루에 1~2ℓ를 지방질과 함께 흡수합니다.

또한 체액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대사 과정에서 생산되는 수분이 약 0.4ℓ정도이기 때문에 섭취한 수분 2.2ℓ와 세포대사에서 생산된 수분 0.4ℓ는 배설되어야 합니다.

섭취한 수분은 소변으로 1.5ℓ, 대변으로 0.15ℓ, 피부에서 발산되는 양이 0.45ℓ, 폐호흡에서 증발되는 양이 0.5ℓ가 체외로 배설됩니다.

수치로만 보아도 인체는 물의 바다입니다. 5ℓ의 혈액이 움직이며 이 모든 과정을 연출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인체가 얼마나 역동적이며 활기차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체는 물의 바다

한의학은 그 움직임을 수치화할 수는 없었지만 먼 옛날부터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의학적인 질병 중에서 열개 중에 아홉 개는 痰病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체액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 이 속설이 속설 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체액의 역동적인 모습을 주도하는 순환 체계는 혈액순환계입니다. 즉 총 5ℓ의 혈액이 분당 5ℓ씩 순환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면 정말 큰일입니다. 인체 역시 이러한 일시적인 순환계의 장애에 대비하여 다양한 비상수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을 연결하는 기정맥도 이런 비상수단의 하나입니다.

림프순환은 혈액순환량의 1/1,000에 불과하지만 역시 혈액순환계의 이상을 잠시나마 대비할 수 있는 비상통로입니다.

림프관은 모세혈관부위에 입을 벌리고 있는 맹관에서 시작하는 작은 림프관에서 시작하여 가장 큰 림프관인 흉관과 우림프관으로 이루어진 조직입니다.

림프액은 모세혈관에서 흡수하지 못한 조직액과 모세혈관에 나있는 구멍을 통과할 수 없는 거대분자를 맹관을 통해서 흡수하고 흉관과 우림프관이 연결되어 있는 쇄골하정맥에서 혈액과 합류합니다.

양쪽의 하지와 내장장기 그리고 좌측팔의 림프관은 흉관으로 모여서 좌측 쇄골하정맥에 연결되고, 우측팔과 우측 머리의 림프관은 우림프관으로 모여서 우측 쇄골하정맥에 연결됩니다.

또한 림프계는 면역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질병현상이 림프관을 따라서 이동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림프관의 분포는 질병과정을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즉 병소에서 생긴 병리적이 산물은 림프관을 통하여 이동하기 때문에 질병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한 경로를 따라 통증이 이동하게 됩니다.

림프순환

<가정5>는 림프순환으로 유입되는 압력현상과 한의학의 痰飮은 연관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체액을 크게 津과 液으로 구분합니다. 津은 세포내액과 혈장을 포함하는 개념이라 생각할 수 있고, 液은 위액처럼 腺조직에서 분비되는 액체와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津과 液보다 더 큰 개념은 水입니다. 水에는 체액의 의미뿐만 아니라 생명의 원초적인 기원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병리적인 현상에서 보면 가장 경미한 현상인 濕에서 시작하여 부분적으로 부종을 일으키는 飮으로 발전하고 飮이 점액화되어 일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거나 고착된 것을 痰이라 명명했습니다.

濕의 대표적인 증상인 體重(몸이 무거움)은 중력(정수압)을 받는 수분량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조직액이 증가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飮은 부분적인 조직이나 장기에 생긴 국소적인 부종입니다. 濕에 熱이 합세하면 痰이 된다고 했습니다.

조청(엿)을 만들 때 열을 가하여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처럼 체액이 증가된 상태에서 염증성 질병을 앓는 등 열 현상이 일어나면 조직액이 농축되어 점도가 높아진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렇게 한의학은 체액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한의학적 진단의 표준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陰陽, 表裏, 寒熱, 虛實은 上中下, 內外中으로 구분된 인체에서 체액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表病과 裏病이라는 개념은 질병의 위치를 말하는 것이고, 標治와 本治는 질병이 만들어내는 현상과 질병을 일으킨 원인을 선택적으로 치료한다는 말입니다. 즉 체액의 편중현상을 다룰 수도 있고 체액을 편중시킨 원인을 다스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同病異治 와 裏病同治는 해부학적인 구조를 따라 움직이는 체액의 흐름을 다룸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인체는 끊임없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濕과 飮과 痰은 인체가 더 이상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더 늦기 전에 체액의 편중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체액의 순환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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