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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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6)
  • 승인 2004.04.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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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外中과 上中下로 해부학적 인체 표현

이 학 로(한의사·충남 천안)

싣는 순서
1. 무엇이 문제인가
2.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나
3. 무엇을 할 것인가
4. 어떻게 될까
5. 한의학 순화구조론의 배경
6. 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들어가기
7. 한의학의 해부학과 혈액순환계
8. 한의학의 表裏와 현미경해부학
9. 한의학의 陰陽寒熱과 체액의 이동
10. 한의학의 氣味論과 모세혈관의 혈류역학
11. 한의학의 痰飮과 림프순환
12. 경험론과 실재론 그리고 임상의학
13. 해석학 - 한의학 순환구조론
14. ‘본초문답’과 ‘한의학 순환구조론’을 공부하고


8. 한의학의 表裏와 현미경해부학

한의학이 자랑하는 역사의 두께만큼 한의학의 서적은 두껍습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서적을 뒤적인다고 해서 세포라는 개념으로 사용된 단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한의학은 세포가 발견되기 전에 자신의 의학이론을 완성시키고자 노력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한의학은 결코 세포에 대한 이야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현미경해부학 속으로

두번째 가정은 육안해부학을 넘어선 영역인 현미경해부학 속으로 한의학적인 여행을 떠나는 길잡이인 셈입니다.

가정2는 생리학적인 기본순환(미세순환) 과정과 한의학의 外中內(表裏) 구분은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과거의 한의학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미세구조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보이는 현상(증상) 너머를 추론함으로써 질병을 설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미경해부학에서 발견한 세포는 인체를 이루는 기본단위입니다.

이들 세포들이 모여서 기관을 만들고 조직을 이루며, 각각의 세포들은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발휘함으로써 생명현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 세포는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외부와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발휘하려면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물질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세포에 물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혈관입니다.
즉 순환계는 세포에 물질을 공급하는 시스템인 셈입니다.

한의학속의 세포

가정1에서 한의학은 혈관의 분포에 따라 上中下로 구분하고 내장장기를 포함하기 위하여 表裏라는 개념을 동원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의학의 上中下와 表裏개념을 지지하는 구조물은 세포입니다. 물론 이런식의 생각은 환원주의적인 사고와 진화론적인 사고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어쨌든 인체를 분해하면 내장장기와 순환계를 이루는 혈관 등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좀더 세밀하게 분해하면 마침내 세포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세포는 인체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상적으로 피부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조직도 세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세포가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러나 음식물을 먹고 소화되고 혈관을 따라 흐르고 세포막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보면 세포는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이 설정한 表裏개념에는 上下뿐만 아니라 內外라는 위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정1에서 체표와 내장장기를 內外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혈관분포에 대입하면 上中下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이 설정한 內外는 음식을 먹고 소화되고 혈관을 따라 흐르고 세포막을 통과하는 생리학적인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表裏개념과 세포

즉 表裏개념을 확장해서 세포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부학적인 인체만 놓고 볼 때 혈관은 세포의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外라 할 수 있고, 세포는 혈관으로부터 물질을 받기 때문에 內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관과 세포사이의 간극을 조직액(간질액)이 채우고 있는데 이를 中이라 하면 上中下와 內外中은 해부학적인 인체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개념이 됩니다.

해부학의 뒷받침이 없던 한의학은 증상의 공통점 속에서 上下로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을 발견하고, 추론을 통하여 內外라는 개념을 부여했을 것입니다.

한의학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장기는 腎입니다. 腎은 해부학적으로 두개가 있습니다.

한의학도 腎이 두개라는 사실을 알았고, 따라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우측의 腎은 생리적으로 利尿와 관련된 腎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좌측의 腎에는 생명이 그곳을 통하여 발현한다고 생각하여 命門이라 명명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腎, 命門

해부학적인 腎보다 더 깊은 곳에 위치한 구조물을 육안해부학으로는 발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육안해부학으로 발견한 구조물보다 작아서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증상을 통해서 드러나는 생명의 가장 원초적인 현상을 유추하고, 그것을 구조물로 표현하기 위하여 가장 깊은 장기인 腎의 하나인 좌측의 腎에 命門이라는 지위를 주었을 것입니다.

命門이 세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上中下와 內外中이라는 위치를 통해서 한의학이 밝히고자 했던 해부학적인 인체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한의학의 表裏에는 깊고 심오한 뜻이 들어 있기는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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