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탐방시리즈6] 혜당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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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탐방시리즈6] 혜당한방병원
  • 승인 2004.04.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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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질환에서 1인자가 되어야

체감 경기가 날로 떨어짐에 따라 소비자의 주머니도 좀체 열리지 않는다는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봄 박영엽 혜당한방병원장(64)은 환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자 돌파구로 한방자동차보험을 떠올렸다.

한방자보 홍보를 활성화하고, 환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 혜당한방병원 환자 중 자보 환자가 20%.
요즘 같은 때 자보환자는 병원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영엽 병원장은 ‘똥꼬’ 박사로 불린다. 오랫동안 항문질환을 연구·진료해 붙은 별칭이다.
이와 함께 박 병원장은 추나학회 명예회장으로서 한국 추나요법을 개발해 요통, 척추질환을 전문진료하고 있다.

한방자보는 혜당한방병원이 갖추고 있는 시설에 박 원장의 척추진료 노하우를 결합한 것으로 소기의 목적을 성취했다.
박 병원장은 “이러한 특화진료가 어려운 때 병원을 살리고, 의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무기”라고 강조했다.

□ 중풍·항문·척추 특화

1986년 부터 혜당한의원을 운영하던 박 병원장은 개원 10년이 지난 96년, 규모있는 병원으로 탈바꿈해야겠다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혜당한방병원을 설립했다.
병원설립 당시 박 병원장의 큰 틀은 “충분한 급여와 복지로 환경을 조성해 의사들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긍정적인 한방병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이 목표가 흡족한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준비가 된 병원”이라고 점수를 매겼다.
최고의 임상실력으로 인정받는 병원이 되기 위한 노력은 진행형이고, 이를 위해 병원측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의사의 교육이다. 그리고 의사의 급여는 한방병원의 중상위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혜당한방병원의 특화 진료분야는 항문질환, 척추질환, 중풍 등 3가지이다.
병원측의 설명에 따르면 혜당한방병원의 연 수익규모는 40억원 정도이며, 환자의 비율은 중풍이 50%를 차지하고 추나·항문 25~30%, 한방자보 20% 등이다.
한방병원에서 주로 입원환자, 그중에서도 중풍환자의 비중이 높은 현실은 혜당한방병원도 마찬가지이다.

□ 특정질환을 중심으로 특화해야

박 병원장의 경영철학은 ‘특화’로 요약된다.
“반드시 치료되는 특수진료영역을 설정, 그 분야 최고 권위의 전문 의료진을 구성해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경쟁력 있는 한방병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30년간 항문병 치료법을 연구개발한 박 병원장은 ‘항문이 편해야 몸이 건강하다’는 책을 쓴 데 이어, ‘약실자입요법’을 개발 책으로도 소개했다.
埋線요법을 발전시킨 약실자입요법은 약물을 묻힌 실을 자입해서 경락을 소통시키는 것으로 특허를 취득했다.
박 병원장은 “이 한의학 요법은 침법의 새로운 형태이며, 침을 사용하는 나라면 어디든지 적용할 수 있어 한국의 한의학을 수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전에 중국의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험을 꺼냈다.
“그 곳에서 추나요법을 시술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내가 치료하면 그들이 하는 것보다 빠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다”면서 “역시 한국의 추나도 발전시키면 세계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경쟁의 대상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라는 점을 인식해 관심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또한 강조하는 것은 특화를 하되 ‘특정질환에서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병원은 대개 진료과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여기서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특정 질환에서 인정을 받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문화·특화가 진행되고 경쟁이 가속화 되는 시점에 필요한 전략이다.
여기서 그는 한가지를 짚고 넘어간다. “총체적인 한의학관을 가지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특화에 집착한 나머지 기본적인 자세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잊지 않는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 그의 꿈은 치매·중풍 및 장애인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요양병원설립이다.
6년간 대한한방병원협회 부회장을 수행한 박 병원장은 한방병원의 현실에 대해 이제 양적인 성장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에 주력해야할 때라고 지적한다.
병원은 진단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고객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쌓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진이 되지 않으면 양방병원과 협력체결을 맺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환자들에게 친절·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진정으로 환자를 낫게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다.

오진아 기자

■ 혜당한방병원은… ■

1996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설립된 혜당한방병원은 72병상 규모로, 의사 14명을 포함해 70명의 직원을 보유한 한·양방 협진병원.
병상가동율은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래환자는 일일 평균 180여명.
주요 진료 클리닉은 중풍클리닉(예방검진센터)·한방항문치료센터·디스크클리닉·비만 클리닉 등이다.

혜당한의원 시절부터 매월 둘째 토요일 마포노인복지회관에서 무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영엽 병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졸업, 중국 천진의대 중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의료정책 최고관리자 과정을 수료했다.
대한추나학회 명예회장이며 지난 해까지 병원협회 부회장을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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