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97] 本草附方便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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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97] 本草附方便覽
  • 승인 2004.04.0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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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鑑에 綱目을 덧붙인 東醫鍼線

앞 호에 소개한 『醫宗損益附餘』의 저자 黃度淵(1807~ 1884)은 自撰 서문에 “哲廟丙辰撰附方便覽十四卷, ……”이라 하였다. ‘哲廟丙辰’은 1856년이고 서문의 작성시기는 ‘上之六年乙卯’ 즉, 1855년(철종 6년)으로 되어 있으니 『醫宗損益』(1868), 『醫方活套』(1869) 등의 다른 어떤 책보다도 먼저 집필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때가 선생의 나이 48세로 장년의 나이에 완숙한 경지로 접어들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의 목차 구성은 대략 『동의보감』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처방 또한 보감을 위주로 채록하였고 본초는 淸·蔡列先의 「本草(萬方)鍼線」의 예를 준용하였다. 이것을 두고 그는 자서에서 “……乃依寶鑑精氣神, 以至百體隨證而蒐方, 又取蔡繭(견)齋鍼線, 以備寶鑑之未備……”라고 밝혔다.

이러한 집필 기준은 凡例에서 분명하게 밝혀놓았는데, “鍼線의 病門 분류법이 동의보감과 달라 이미 사용법이 익숙한 것만 못하므로 보감의 名目을 위주로 하되 한두 가지 혹은 서너 가지를 합해서 분속시켜 놓았다”라고 하였다.

기타 조금씩 달라진 부분은 침선의 분류와 명목을 조정하여 고쳐놓았는데, 精門의 滋陰養血을 虛勞門에 옮겨 놓고 氣門의 驚氣失音을 聲音門에 옮겨놓았다. 같은 약으로 다른 질병증상에 쓸 수 있는 경우, 해당되는 증상 하단에 본문의 소속 문류를 참조하라고 주석을 달아놓았다.

본문의 구성은 모두 28集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혜암 선생만의 특유한 경구로 순서를 배열해 놓았다. 이것에 대해 ‘본초부방편람목록’에는 ‘共計二十八集, 每集俱列字號’라고 써놓았는데 권 머리의 名號를 조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無恒人不可以作, 有志者分明竟成, 性與天元非二, 致心依道, 只是俱生.”

傳本은 28권 14책으로 이루어진 필사초본의 형태이지만 판심과 괘선이 있으며 판심하단에 ‘好古堂’이라고 적힌 전용 원고용지를 사용하였다.
현존본에는 매권마다 ‘李王家圖書之章’, ‘국립중앙도서관장서인’이 찍혀 있어 이 책이 流轉한 경위를 짐작할 수 있으며 원본은 현재 장서각에 소장되어있다. 또한 이것이 혜암 선생의 친필원고인지는 확실치 않다.

본문은 병증과 처방별로 소제가 달려있고 이하 본문은 두 줄로 기록되어 있다. 분류별로 앞부분은 『동의보감』의 소항목을 좇아 처방이나 단방편의 내용을 뽑아 놓았다. 또 후반에는 主治라는 항목 아래 약의 효능에 따른 다양한 약재의 쓰임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淋證門 主治의 경우 通滯利竅, 淸上洩火, 解結, 濕熱, 沙石, 調氣, 滋陰, 外治, 血淋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대개 이곳에서는 단일 약재 위주의 단방약이 소개되어 있고 生汁이나 특이요법, 외용법 등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한편 본문의 각 조문마다 끝 부분에 작은 글씨로 출처가 밝혀져 있는데, 출처는 인용문헌을 밝힌 것이 아니고 본초의 해당 문류를 밝혀놓은 것이다. 예컨대 毒草, 濕草, 果, 獸, 金, 水 등이 그것이다. 또 분류마다 主治항목이 들어있는데 이런 경우 ○○主, 혹은 ○○主治라고 써놓았고 ○○發, ○○發明이라고 되어 있기도 하다. 이것은 본문의 내용이나 약방과 본초의 해당 편목을 참조해서 볼 수 있도록 연계해 놓은 것이다.

조선 후기 『본초강목』을 비롯한 신지식의 흡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 흡수되었으며, 같은시기 비슷한 종류의 저술로는 『본초방』, 『본초휘영』, 『본초유함』 등을 꼽을 수 있다.

“恒心이 없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며, 의지가 확고한 자만이 도를 이룰 수 있으니 사람의 성품과 하늘의 이치는 서로 다르지 않으며, 지극한 마음으로 도리를 따라야 모두가 생명을 누릴 수 있다”고 설파했던 혜암 선생! 선생이 걸었던 의업의 길은 그저 간편함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8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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