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달려와 야구공을 얼른 집어들며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습니다. 아이의 표정에 빙그레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어째서 상대방이 홈런을 쳤다고 말하면서도 싱글벙글 웃는 것일까.
그래서 물었습니다.
“너희 팀 투수가 공을 잘 못던졌구나?”
“글쎄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걸요.”
아이의 대답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말꼬리를 돌려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점수가 어떻게 되니?”
“우리 팀이 5대 0으로 지고 있어요.”
“그래? 거 참 안됐구나. 그런데 너는 하나도 실망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자 아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실망을 해요? 우린 아직 한 번도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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