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4·끝) - 기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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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4·끝) - 기관지
  • 승인 2004.03.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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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수요, 가능성 있는 분야

□□□ 기관지전문한의원 □□□

겨울의 문턱에서 바람이 차가워져가는 이 계절은 기관지 및 호흡기 계통의 환자들이 특히 긴장하는 계절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4대 사망원인인 암(하루평균 사망자 162명), 뇌혈관질환(102), 심장질환(49), 당뇨병(33)에 이어 기관지염 등 만성하기도 질환(30명)이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만성하기도 질환은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10년 전에 비해 9.7명이 많아져, 암(20명 증가)과 당뇨병(11.6명 증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늘어난 질환이다.
이러한 증가추세는 대기오염 및 흡연인구 등과 함께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불황 속 성장곡선 그려

전문한의원 중 기관지 및 천식을 특화한 곳으로는 서울의 유진한의원·정한의원·세검정한의원 등이 있으며 이외 소수 한의원이 있다.

천식의 경우 알레르기 전문 한의원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까지 개원가에서는 경기 악화가 한의원 경영에도 심각한 타격이 됐다는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의원 비수기인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겹쳐 최악의 상태에 있다가 가을이 되어 다소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들이다.

서울 경동시장 한약재 도매상의 한 관계자는 “지난 IMF때보다 한약재 매출이 평균 40% 감소한 것 같다”라고 말해 한의학 시장의 불황을 가늠케 한다.

이런 경기 불황가운데서도 서울 유진한의원(원장 전영수)은 기관지 전문한의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꾸준히 매출 상향선을 그리고 있다.

◆ 사상체질과 기관지 접목

유진한의원은 사상체질을 기본으로 기관지 질환을 특화했다.
전영수 원장은 현재 사상체질의학회 임원으로 학부시절부터 사상의학을 파고 들었다.

그는 81년 졸업 후 개원했을 당시 사상의학을 기본으로 일반한의원을 경영하던 중 93년 기관지 확장증 환자를 치료했다.

기관지 확장증이 사상의학으로 치료되자 이를 기점으로 기관지와 관련한 치료에 관심을 가졌다.

“이 질병은 만성질환자가 많으며 한의학으로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본격적으로 특화의 길에 들어선 것은 2000년 한의학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 그간 축적했던 ‘기관지 확장증’ 치료술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이 곳에 내원하는 기관지 환자중 기침·가래 및 기관지염을 호소하는 사람이 30~40%로 가장 일반적이다.

그 뒤로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20%, 천식환자 15% 등이 있으며, 기관지 확장증은 15%를 차지한다.

체질별로는 허증에 폐병이 많음에 따라 음인체질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치료기간은 다소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경미한 증상은 1개월이 보통이며 기관지 확장증과 천식의 경우는 6~12개월이 소요된다.

전 원장은 “만성 기관지 질환으로 가기 전까지의 단계는 치료율이 매우 높으나 기관지 확장증 및 만성으로 가면 치료율은 50% 정도이며, 자연적 기흉의 경우엔 치료율이 높다”고 말했다.

전 원장 역시 일반적인 문진을 통해 환자의 체질을 판별한 후 약을 처방하게 되는데, 여기서 특별히 자신이 만든 시약을 판별에 사용한다.

그는 “일단 치료의 성패는 체질판별에 있으므로 판별이 정확한지 확증하는 과정이 필요함에 따라 시약을 만들었다”면서 “정확한 체질판별이 핵심이자 치료의 노하우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자생단’이라는 한약을 처방한다.
이 처방은 동의수세보원 천식과 관련된 두 줄의 처방이 기준이며, 전 원장의 처방에서는 3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약물을 조합한 것이다.

마음의 평정을 잃어 병이 심화된다는 이제마 선생의 원리에 따라 천식 등 만성 질환자들에게는 불균형하게 고착된 마음을 “두드려 깨고 바로잡는” 상담이 이루어진다.

전 원장은 자신이 선택한 사상의학의 치료효과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사상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상의학은 학문적으로 포괄적이기 때문에 질병별로 접근하는 ‘특화’의 방식으로 한의사들이 진료해야 그만큼 임상실력이 쌓이고 이는 곧 사상의학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 정천환 + 약침

정해도(서울 정한의원)원장 역시 진료의 특화로 경쟁력 있는 치료술이 대중적으로 인식됨으로써 한의학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는데 뜻을 같이한다.

여기서는 ‘정천환’이라는 한방환약을 처방하는데, 이는 기관지의 면역력을 높이고 폐를 안정된 상태로 만든다. 약침요법과 함께 병행한다.

이 분야를 10년 동안 진료해 온 정한의원의 매출액 중 기관지 질환자 비율은 40%.

◆ 만성질환자는 평생 환자

일반적으로 한의원 매출은 계절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데, 기관지 질환자들은 특히 가을·겨울에 몰린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기관지 환자는 양방을 거쳐 오는 만성환자가 상당히 많다.
이들 재발의 소인을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일단 한의학의 치료효과와 한의사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반복적으로 한의원을 찾게됨으로써 장기적인 매출원이 될 수 있다.

전영수 원장은 “한방적 마인드를 가지고 의술을 스스로 개발해나간다면 난치에 해당하는 만성기관지 질환에 승산이 있다”면서 “한·양방 협진 시스템으로 더 높은 발전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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