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2) - 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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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2) - 치질
  • 승인 2004.03.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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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경쟁력, 통증 적고 회복 빨라

□□□ 치질전문한의원 □□□

인간이 직립보행하면서 함께 해 온 ‘치질’. 즉 항문병은 치핵·치루·탈항이 주종을 이룬다.

보통 치질 치료는 양방의 외과 수술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인 만큼, ‘한방에서도 치질을 치료한다’는 사실은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있지 않다.

황제내경, 산해경, 오십이병방 등 에서 한방외과학적으로 오래전부터 시술된 기록이 있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모르고 있다.

한방에서 치질을 특화한 한의원은 수도권을 통틀어 10곳 미만이며, 최근 결성된 학회를 중심으로 치질 임상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결찰요법, 약침요법이 주류를 이룬다.

◆ 결찰요법 복원

94년, ‘치질·치루 이렇게 완치된다’(상경사 刊)를 발간한 신종석 원장(서울 신&정 한의원)은 실로 치질의 뿌리를 묶어서 치핵조직을 떨어져 나가게 하는 한방결찰요법을 본격 특화한 초기의 인물.

졸업직후인 91년부터 치질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했지만, ‘한방에서는 치질을 보지 못한다’는 대중의 인식을 깨기 위해 1년 6개월이라는 기간을 들여 대중에 치질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알리는 책을 냈다.

최근 신원장은 항문병 전문 한·양방 협진의원의 시스템을 선택했다.

긴 임상 동안, 한방결찰요법의 효과와 완치율에 대한 자신 감을 얻어왔던 반면, 10명중 2명이 호소하는 통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신&정 한의원은 기존과 달리 항문주위만 축소시키는 마취 기술로 최근에 개발된 양방의 통증차단항문수술과 한방의 결찰법을 결합해 치질을 치료한다.

신 원장은 “마취로 통증을 완전히 차단한 후 결찰요법을 시행하고 한방 좌욕약과 한약으로 상처회복과 재발방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질 수술 시간은 20분 정도이며, 치료기간은 보름이지만 심할 경우 5~6개월까지 가기 도 한다.

치루인 경우, 내공을 찾아 치 루관을 절개한 후 썩은 살이나 농을 닦아내고 외공과 연결된 내공을 찾아 고무줄을 연결해 치료한다.

최근 신 원장은 대한한방치질학회(가칭)를 결성, 그의 임상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항문병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 약침으로 승부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치질환자만을 전문으로 치료한 김석근 원장(서울 김석근한의원·전 대한약침학회 운영위원)은 약침요법으로 승부한다.

김석근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 80%가 치질 환자. 그 중 내 치질이 70%를 차지한다. 이곳에서는 김원장이 손수 제조한 약침이 시술된다.

김원장에 따르면 치질은 정맥 일부가 터져 피가 엉긴 상태인데, 혈액을 순환시키는 한약재들로부터 직접 추출한 약 침을 1~2회 치핵에 주입함으로써 치핵의 단단한 부위를 풀어준다.

시술시간은 20~30분이며, 완치에는 15~20일이 소요된다. 외치핵이 큰 경우에는 실로 치핵을 묶은 후 20~30분 후 잘라내고 약침을 주입한다. 치루에도 약침을 사용한다.

한방치료는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약침은 이와 함께 다른 외과 적 처치보다 통증을 줄이면서 치료한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일반 한의원 시절, 당뇨·관절·암 등 난치병에 주력했던 김 원장은 장기간을 요하는 한방치료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1번 시술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연구 중이던 약침이 치질환자에 효과를 보였고, 본격적으로 특화에 접어들었다.

김 원장은 “의료환경에서 전 문화는 생존전략 측면에서 생 각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전문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은 물론 특정질환이지만, 종합적·한의학적 접근으로 가야하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등에 관한 상담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다는 취지에서 하루 10명 이내의 예약환자만 진료하고 있다.

향후 항문전문 한·양방 협진 병원으로 발전시켜 임상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 현황 및 특징

‘치질은 더럽고 부끄러운 병’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이 상당히 진행이 되어야 의료기관을 찾는다. 특히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양방에 다녀온 후 재발하거나 고통스러운 외과수술을 피하려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치질을 특화한 한의원의 공통된 경험이다.

무엇보다 치질전문한의원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임상·학술적으로 한의학이 외과수술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있다. 이 문제는 다른 외과적 부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한의계의 한계와 같은 선에 있다.

신종석 원장은 “치질은 노화와 함께 진행되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량 감소 등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따라 점차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 “수술밖에 길이 없는 양방에 비해, 한방요법은 시술이 간단하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 및 재발방지에 효과적이라는 강점을 적극 알리고 치료법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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