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에도 ‘고개 숙인 남자’ 는다

□□□ 남성전문한의원 □□□

양방에서 남성질환을 전담하는 비뇨기과는 최근 전립선클리닉·성클리닉 등 수요에 따라 특화한 병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양방의 경우 사이즈에 대한 전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한방에서는 질의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남성비뇨기과에 관련된 질병 중 대표적인 전립선질환은 중년이후의 배뇨 및 성기능 장애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립선질환은 한국에서도 40대 이상 남성 2명중 1명이 관련된 증세를 보이며, 전립선 염이나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 40대는 40%, 50대는 50%, 60대는 60% 로 나타나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년기에 접어든 남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립선 비대증의 진행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잠재적인 환자층까지 고려하면 큰 시장을 이룬다.

한방의 경우, 여성의 질환에 해당하는 ‘부인과질환’과 견줄만한 남성과 영역이 특정하게 존재하지는 않는다. 전인적인 치료관을 기본철학으로 삼는 한방에서 남성환자를 치료하지 않는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보약=강정제’라는 통념이 지배적인 현실에서,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남성의 성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정력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모든 한의원에서 이런 요구에 부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한의원이 남성질환을 치료하는 한의원인 셈이다.

인터넷에서 남성환자를 특화한 한의원을 찾아보면, 진료대 상의 세부적인 텍스트는 공통적으로 ‘남성’·‘비뇨기’·‘전립선’·‘성기능’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기사에서는 포괄적으로 ‘남성전문한의원’으로 칭하기로 한다.

◆ 한의원 찾는 남자들

수도권을 중심으로 남성전문한의원은 10곳 안팎으로 김재 우한의원, 대화당한의원, 상림한의원, 여의도한의원 등이 있다.

남성전문한의원 관계자는 “최근 전문한의원에 대한 관심과 함께 남성한의원에 대한 관심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다른 영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조한 듯 하다”고 말했다.
모든 한의원에서 정력제를 짓고,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첩약은 수입면에서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딱히 전문화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2000년 을 기점으로 전문한의원이 늘어난데 비해, 남성한의원들은 시기적으로 그 이전에 출발해 자리를 잡아온 경우가 많다.

이들의 치료법으로는 ‘요로세 척법’·한방 전립선 좌약 ‘좌양단’ 등이 있다.

◆ 젊은층 조루 증가

대학시절부터 성기능 장애에 대한 관심으로, 개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 김재우 원장(서울 김재우한의원)은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갖고 있다. 양방중심의 대한남성과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직 이사로 활동중인 유일한 한의사이기도 하다.

김재우 한의원에 오는 환자의 60%는 남성. 이 중 20~30세가 25%, 30~40세가 35%, 40~ 50세가 30%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남성의 성고민 문제가 나이든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김 원장은 “남성의 문제는 주로 발기불능, 발기부전, 조루, 전립선염 등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젊은층의 조루환자가 뚜렷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초적인 성문화와 잘못된 성지식에 노출된 젊은 세대가 직접 성을 체험하는 첫단계인 수음에 잘못 들여놓게 됨으로써, 정작 정상적인 성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서구화된 식습관과 입식생활 및 스트레스가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따라서 치료방법은 약과 침 이외에 운동요법, 기공, 마사지법 등과 함께 건강한 성생활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치료내용 중 하나다.

물론 환자별로 치료내용과 기간 등은 다르지만 3~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 “전립선관리는 스켈링하듯”

민간요법으로 시행되던 요로세척법을 패턴화 해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는 이은주 원장(서 울 대화당한의원)은 이 요법 이 환자들에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10년간 운영해 오던 일반한의원을 남성전문한의원으로 바꿨다.

요로세척법은 한약액을 직접 요도에 주입해 요도와 전립선 등을 세척하는 방법으로 3~5일 간격으로 약 10회 정도 세척하여 성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1회 비용은 10만원.

이 원장은 남성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요로세척법을 받을 수 있도록, 아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바꾸고 세척법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약처방을 자제하고 요로세척법만을 처방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전립선 질환은 노화에 따른 일종의 퇴행성 질환으로 치아를 스켈링 하듯 정기적인 진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은밀한 영역, 까다로운 환자

남성들은 대개 성능력에 대한 콤플렉스에 민감한 편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김재우 원장은 “아직도 성은 부부사이에서도 터놓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특히 남성의 성은 정체성 및 사회적인 능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도 인식돼 직장 동료 및 친구사이에서도 발설하기 힘들다”면서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의료인과 환자간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의원 홍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전에 의한 효과’를 이 분야에서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남성전문한의원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건강한 성에 대한 담론이 양지로 나오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이러한 약점을 극복할 호기로 보여진다.

오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