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8) -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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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8) - 여성
  • 승인 2004.03.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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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에서 ‘여성’으로 대상 확대

사진설명-미혼 여성들이 좌훈요법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 : 십장생한의원)

□□□ 여성전문한의원(上) □□□

부인과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의원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진료분야 가운데 하나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신체적 변화 및 질병을 다스리는 부인과는 전통적으로 경·대·태·산이라는 틀 안에서 시술돼 왔다.

학문적으로 그 틀은 변함이 없으나, 대상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변화가 일고 있다. ‘부인과’라는 명칭에서 말해주듯, 그 대상은 기혼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최근 부인과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은 기혼여성은 물론 미혼여성·여아·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 전통적인 ‘부인’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아울러 부인병중에서도 특정질환만을 진료하는 전문한의원의 특징과 함께 최근에는 여성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피부미용·비만 등을 접목한 ‘여성’한의원의 형태가 급부상하고 있다.

송병기(전 한방부인과학회장·다나아한의원)원장은 “과거에는 여성의 성기를 ‘은곡지처’라 하여 노출을 금기시하고, 관련된 질병 역시 드러내놓지 못했지만 사회인식의 변화로 여성 스스로 의료기관을 찾는 수가 늘었다”면서 “또한 성의식 변화 및 여성의 사회진출로 성기감염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스트레스·피임 등으로 여성환 자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운동은 사회적으로 여성의 권익 및 경제력을 향상시켜 의료시장에서도 중요한 소비계층으로 격상됐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의학분야에 일고 있는 여성운동의 움직임이다. 여성계는 기존의 남성중심적 과학이 여성을 소외시킨 결과, 남성중심의 의학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한다.

결정적으로 새로운 의술 및 의약품을 위한 임상실험단계에서도 실험의 주체와 대상을 남성에 국한, 여성의 신체기전을 무시한 채 이루어져 실제 여성에게 적용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남성중심의 의학이 과연 여성에게도 맞는 것인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여성성기와 출산을 기계적으로 떼어 진료하는 서양의학의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본적으로 남·여 기전의 차이를 전제로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한의학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부인과 질환의 전문화

여성 전문 한의원으로 성행하는 한의원은 수도권에만 10곳을 넘고, 피부 및 비만 등 주요 타겟층이 여성인 전문한의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

여성전문한의원 역시 90년대 후반 몇몇 한의원이 문을 연 이후 2000년 들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다른 전문 한의원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의원은 십장생·상당·이은미 여성한의원 등이다.

◆ 좌궁단, 좌훈 등 치료법 다양

부인과 전문으로써, 초기에 문을 연 상당한의원(원장 김이현·전 한방부인과학회 이사)은 질 내부에 삽입하는 ‘좌궁단’으로 유명하다.

일반한의원시절 중풍환자를 진료하던 김 원장은 중풍과 상 관도가 높은 비만여성의 비만 에 영향을 주는 부인과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좌궁단’을 개발했고, 이것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부인과전문한의원으로 자리한 경우다. 30~40대가 환자가 50%를 차지한다.

88년 개원한 이후, 97년부터 는 전격적으로 부인병 중에서도 자궁근종만을 전문으로 진료하기 시작한 미즈퀸 한의원(원장 김택)의 환자 중 95%는 자궁근종 환자다.

김 원장에 따르면, 기혼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이 미혼여 성에게도 발생해 연령층은 28 ~65세이며, 환자의 40%가 40대 여성이다.

아울러, 양방에서 자궁근종의 처치는 뚜렷한 방법이 없어, 크기가 커지면 자궁이나 난소를 들어내는 적출수술로 귀결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반면 한방의 경우 약·침·뜸 등의 요법으로 근종의 성장을 억제하고 케어함으로써 생식기를 보존해 적출수술을 피하고, 적출 후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특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자궁근종 환자는 출혈로 인한 빈혈이 있어 몸을 돋우고 치료에 들어가며, 대개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도심속의 전원’이라는 특징 적인 인테리어와 좌훈 및 좌훈요법을 개발한 서울 십장생한의원은 불임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부인과 일반질환 및 비만환자라고 한다.

한편, 산후풍을 전문으로 하는 다래한의원(원장 박신하)의 경우 실제 산후풍을 겪은 이후, 그 경험을 계기로 산후풍을 전문으로 진료하기 시작한 독특한 케이스다. 이렇듯 여성전문한의원의 경우 여성한의사의 특별한 경험이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 특화내용도 다양화 돼

여성전문한의원의 경우 진료대상은 여성으로 제한되나 질환이 다양하기 때문에 더욱 세분된 분야로 특화할 수 있다.

위의 예에서도 보여지듯이 특화내용에 따라 연령층에서 차이를 나타내며, 그에 따른 진료 및 경영상에도 차이가 나타낸다.

십장생·상당·미즈퀸 한의원 등은 90년대에 전문한의원으로 출발해 출판·언론으로 대중에 소개된바 있다.

보통 최근의 병·의원 홍보에서 홈페이지와 저서의 효과가 검증되고 있으나, 이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은 “대중매체의 기능은 일시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인 유치는 역시 치료능력”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전문한의원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처음부터 무작정 대형화·화려한 개원에 욕심을 내는 대신, 관심있는 분야에 임상 및 연구를 집중하라는 것이 이들 원장들의 한결같은 충고다. <계속>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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