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경희대 한의대 심계내과학교실 이경섭(66)교수는 “막상 정년을 맞아 뒤돌아보니 성취감보다 아쉬움과 미흡함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회고한다.
지난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 한의학이 외연적으로 이만큼 성장했지만, 학문의 뿌리가 되는 기초연구분야는 제자리를 걷는 것이 선배로서 자신의 부족함인양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뒤섞여 있는 탓이란다.
서울에서 출생한 이 교수는 1963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당시 중풍 마비증에 유명했던 손석환 교수에 이끌려 1974년 경희의료원 2내과(심계내과) 임상강사로 부임한 초창기 멤버이다.
그는 자신의 진료특징은 “증치의학과 체질의학을 절반씩 활용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이 중의학으로부터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사상의학의 존재때문이며,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키는 것이 한국 한의학 미래의 관건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의학을 ‘질감의학’이라고 강조했다. 수 없이 많은 선대의 이론들이 책으로 전해지지만 단순한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많은 임상을 통해 체험함으로써 그 언어를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체험을 통해야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공부방법이며, 기초연구 역시 ‘질감의학’이라는 특성을 안고 진행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 교수는 훌륭한 후학들이 학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원리에 입각한 기초학문연구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한한방내과학회장, 대한중풍학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동의심계내과학 상·하(서원당 刊·1995)가 있다.
3남매를 두고 있으며, 적당한 기회에 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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