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의료경영과 마케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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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의료경영과 마케팅(1)
  • 승인 2004.03.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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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란 무엇인가?
seller's marker 시대서 buyer's market

우리나라에서 상인들을 장사꾼이나 장사치로 혹은 장돌뱅이로, 시장잡배로 비하하고 천시한 만큼 지나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도 마케팅이 천시를 받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조차 공연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세상은 변했다.

IMF로 인하여 직장을 잃게된 사람들이 그 장사치가 되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리고 마케팅을 해야한다고 열을 올린다. 그 만큼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귀에 흔해졌다는 증거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그 만큼 마케팅이 보편화되고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다.

한때 우리는 소비자는 왕이다 하고 법석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을 실제로는 왕으로 모시지 않았다. 그리하여 입으로만 왕이 된 사람이 많았지만 묵살되고 무시되기 일쑤였다. IMF전까지만 해도 그린 마케팅 이 판을 쳤다.

소비자는 왕이다 그린 마케팅환경마케팅 공연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이 모두가 마케팅이 핵심임을 반영하는 말이다.

입으로만 소비자는 왕

왜 우리는 소비자는 왕이다 하고 입으로 외쳐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 했을까?

그때는 시대적 여건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소비자를 왕으로 모시기는커녕, 냉대가 모자라 밟고 짓누르고 윽박지르고 위협하고 속이고 기만해도 장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소위 말하는 셀러스마켓 (seller's marker)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건이 귀했다. 그래서 흠집이 있는 것이라도 살수 있는 그 자체 가 고마웠다. 흠집 있는 것이라도 사기 위해 별별 수단이 다 동원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70년대의 전화가입과 80년
대의 아파트 붐이었다.

그때 전화가입을 위해 무서운 권력이 동원되기도 했다. 전화를 갖는 것만으로도 특권층이 되었다. 돈이 있어도 전화가입을 할 수 없었던 때였다. 돈이 있어도 아파트를 제 때에 살수가 없었다. 물량 공급이 달렸기 때문이다.


변화 모르는 법조·의료계

그런데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그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대표적인 곳이 법조계와 의료계이다. 세상이 바뀐 줄을 모르니까 그들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서?'한다. 그렇다 분명 세상은 바뀌었다. 변호사가 망한다는 것은 시기 상조이나 의사들 중에는 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뀌었을까? 셀러스마켓에서 바이어스마켓 (buyer's market)으로 바뀌었다.

판매자 시장에서는 구매자보다는 판매자가 주도권을 갖게 되어 엿장수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없어서 못 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매자시장에서는 주인이 바뀐다. 이제는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가 주인이다. 팔려고 하는 물건은 여기저기 지천으로 쌓여 있다. 이 상점에서 사기 싫으면 저 상점에 가서 사면된다.

이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 상점으로 가면 된다. 꼭 이 상점에서 사야 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고대하고 기대하던 소비자가 왕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이 바뀐 줄도 모르고 소비자들을 거지로 취급하는 상인들과 의사들이 우리 주위에서 아직도 흔히 볼 수 있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것만 세상이 변한 것은 아니다. 또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자들과 비교하여 3가지 다른 점이 있다.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소득수준이 더 높아졌으며, 거기에다 정보를 더 쉽게 엄청나게 더 많이 갖게 된 것이다. 이 3가지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 세 박자를 갖춘 소비자들은 한마디로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제품을 선택할 때 훨씬 더 까다로워지며 선택적이 되고, 차별적이 되고 왕으로 대접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면 외국으로 가버린다. 이런 경향은 최근에 부유층들이 외국에서 치료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보자. 근자에 야간 진료를 하는 병원이나 365일 문을 닫지 않는 병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인 환자들을 위해 좋은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마케팅에서는 차별화 한다고 말한다. 차별화란 남과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시세말로 남과 다르게 좀 튀어서 이목을 끌어야겠다는 의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욱 자세히 논의하기로 하자.

무한경쟁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리나라 시장에서 각종의 외국제품들이 범람하고 판을 치고 있지만 아직은 외국대학이 없다. 외국계 병원도 없다. 외국계 한의원은 더욱이 없다. 그러나 보호의 장벽이 무너질 날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바야흐로 의료계에도 무한경쟁의 시대가 좋든 싫든 밀려오고 있다. 그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우며 적응하는 자 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대처하고 적응하는 사람이란 마케팅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여기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개념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개념이 전부라고는 할 수 없으며 이 개념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강 석 후 (한양대 의료경영혁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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