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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藥도 되고 毒도 되는 미생물
도서비평┃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2019년 05월 17일 () 06:24:16 정유옹 mjmedi@mjmedi.com

최근에 인터넷 서핑하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캐나다의 서스캐츠원 대학에서 코딱지를 먹인 그룹과 먹이지 않은 그룹의 면역력 차이를 비교하였다. 이 실험에서 코딱지를 먹은 그룹의 면역력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독일의 튀빙겐 대학에서는 코딱지에서 항생물질인 ‘루그더닌’을 발견하였다. 코딱지에 다량의 항생물질이 있다는 것이다. 항생물질이 많다는 흙만큼 코딱지에도 흙과 같은 정도의 미생물이 존재한다니, 코딱지를 먹는 버릇이 있었던 둘째를 나무랐던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에드 용 著, 양병찬 譯, 어크로스 刊

미생물에 관하여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김홍균 소장이 추천하는 책을 읽어 보고 있다. 미생물과 관련된 여러 책 중에서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에서는 기초부터 전문적인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어, 미생물에 관심이 있다면 기초서적으로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다.

현미경이 발명되고, 그 기능이 향상되면서 인류는 맨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로써 우리의 몸에 많은 미생물이 있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을 보기 시작한 연구자들은 미생물 숫자가 어마어마해서 밤하늘의 별보다도 많아서 놀랐다고 한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미생물을 병의 원인으로 보았다. 그동안 대표적인 미생물인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데에 힘을 썼다. 지금도 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항생제 투여와 같이 미생물을 말살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최근 서양에서도 미생물을 다시 보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병을 일으키는 나쁜 미생물도 있지만 대부분 미생물은 나쁜 미생물들이 병을 일으키지 않게 하고, 우리 몸에서 화합하여 잘 살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미생물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는 것이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도 가지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가 달라서 미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대장에서 대변을 추출해서 교환만 해도 마른 사람이 뚱뚱해질 수도 있고, 뚱뚱한 사람이 마르게 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치료법을 ‘대변 이식’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니 의문점이 생긴다. 그럼 어떤 미생물이 좋고 어떤 미생물이 나쁜 것일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생물이 건강하게 잘 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미생물은 나와 분리할 수 없는 나의 일부분이다. 대부분의 미생물 관련 도서에서 미생물을 인체에 기생하는 생물로 분리하여서 본다. 이것은 서양의학 관점이다. 그러나 동양의학 관점으로 보자면 사람이 소우주이고 손바닥에 나의 모든 것이 들어있듯이, 미생물 또한 나의 일부분이다. 미생물을 작은 나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미생물의 특징이 모두 이해가 된다. 따라서 어떻게 우리는 미생물을 다양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까?

답은 한의학에서 찾을 수 있다. 미생물의 구분 없이 몰살하는 항생제와 같은 양약보다 한약으로 치료하면 사기(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는 제거하고 정기(내 몸에 좋은 미생물)는 보완할 수 있다. 그리고 침구 치료로 내 몸을 조율하여,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한약을 발효시켜 미생물에게 직접 먹이를 던져준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미생물의 연구로 우리나라 전통 발효 음식들이 주목받고 있다. 김치나 된장, 간장, 젓갈 등에는 우리가 음식에서 얻을 수 있는 미생물이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우리의 한의학적인 치료가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미래 의학을 선점하여야 한다. 앞으로 건강의 중요 판단 기준으로 미생물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한의사의 관심이 요구된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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