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일본침구학회의 역사 및 교류협정의 경과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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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일본침구학회의 역사 및 교류협정의 경과와 전망
  • 승인 2004.02.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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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학 근거확보와 국제표준화 가속화시킬 듯


◆ 일본 침구학의 역사

기원후 6세기경에 한반도에서 일본에 전해진 일본침구학은 16세기 들어 중국과 독립적으로 발전했다.
19세기에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의학이 일반화되면서 침구가 공식 의학체계에서 배제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기 의학연구가 발전하면서 자율신경조절시스템을 통해 침구기전이 확인되고 잊혀졌던 경락에 대한 관심이 부활되었다. 야나기야 소레이 등은 경락치료방법을 창안했다.
2차대전 이후에는 연합군전쟁포로에 시술한 침이 고문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면서 맥아더사령부가 불법화했다.
그러나 양방의사들에 의해 치료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포고령이 철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후 의사와 의대생, 그리고 몇몇 침구사가 참여하는 일본침구의학회와 일본침구치료학회로 나뉘어 활동하다가 1980년 들어 침구학과 침구기술의 발전을 희구하는 두 학회관계자들과 1국 1단체 가입 추세에 대비한 후생성의 정책이 맞물려 全일본침구학회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 全日本鍼灸學會는…

일본의 침구사는 5만 여명이다. 3년제 침구대학에서 배출되며 중국이나 한국에서 자격을 취득한 사람도 있다.
이들 침구사들은 침구사와 안마사를 회원으로 하는 협회와 침구사만을 회원으로 하는 협회로 나뉜다.

그러나 전일본침구학회는 이익집단인 협회와 분리돼 학술활동을 독자적으로 운영해나가는 학술조직이다.
조직은 본부산하에 8개 지부로 구성되고 지부에는 都道府縣이 소속되어 있다.

회원은 침구사, 의사, 그리고 침구분야의 지식과 학문적 업적을 쌓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정회원과 학생회원, 찬조회원으로 나뉜다. 2000년 현재 등록회원은 3,400명이며 침구사 90%, 의사 10%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학회에서 논문을 쓰고 실질적으로 학회를 이끌어나가는 회원은 10%의 의사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대에 걸친 회장도 전부 의사출신들이다.

초대회장에는 타카키 겐타로(1980~1998년), 2대회장(1989~ 1998년)은 야마무라 히데오, 지금은 탄자와 쇼하치(75) 씨가 맡고 있다.
매년 한번씩 열리는 학술대회는 산하 8개 지부가 번갈아 가면서 개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중·소 규모의 강의와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계간잡지와 격월간 신문도 발행된다. 연 5회 발간되는 전일본침구학회잡지(Journal of the Japan Society of Acupuncture : JJSAM)는 회원들에게 널리 배포되고 있다.
이 학회는 인정의제도를 시행하여 현재 350명을 배출한 상태다.

전일본침구학회는 침구학의 발전을 위해 WHO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WHO 표준 침구경혈명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특히 쿠로스 유키오 박사는 1982년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침구명칭 표준화를 위한 실무회의 개최기간동안 세계침구학회연합회(WFAS) 설립을 제안해서 1987년에 최종 설립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1993년 교토에서 열린 WFAS 3차 회의 기간동안에 침구 임상연구방법론에 관한 워크샵을 통해 1994년 ‘침구 임상연구 가이드라인’을 발전시켰다.
이 가이드라인은 근거에 입각해서 침구를 연구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근거중심의학(EBM)이 세계적 추세가 됨에 따라 전일본침구학회는 EBM을 발전시키는 정책을 채택하고, 다양한 무작위추출 실험-대조군 연구(RCT)를 진행시키고 있다.
일본에서 침구치료는 의사가 지시하면 침구사가 시술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밖의 경우는 침구사가 독립적으로 침을 놓는다.

작년 일본의 침구치료비는 70억엔이다. 이는 일본전체 의료비 30조엔에 비하면 극히 적은 비율이다.
보험이 적용되는 분야도 오십견, 項强, 류마티스 3가지에 한정된다.
이런 점에서 한·일 침구교류협정에는 일본 사회보험에서 침구적용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적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침구대학 교수는 전부 의사들이어서 이들 침구의사들은 침구대학의 교육제도 개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전일본침구학회가 기존의 교류파트너를 대한침구사협회에서 대한한의학회와 대한침구학회로 바꾼 배경에는 한의학계의 학문능력이 뛰어나다는 측면과 함께 우수한 한의대 교육시스템에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침구대학의 학제 개편을 예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교류협정 체결의 경과

양국은 이미 2002년 6월 나고야에서 열린 제53차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 때 양 학회간의 교류협정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이원철 전 한의학회장이 탄자와 회장에게 정식 서한을 보내 교감을 나누었다.

14번의 수정작업을 거치는 진통을 거듭한 끝에 작년 11월에는 일본 동경에서 대한한의학회 조기호 국제교류이사와 쯔타니 전일본침구학회 국제부장이 한·일 침구교류협정 합의서 최종안을 마련하고 서명식 일정에 합의한 결과 올 2월 14일에 최종 서명을 할 수 있었다.

◆ 교류협정의 의의와 전망

일본의 침구학은 한국과 달리 침구대학을 졸업했거나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맡고 있어 교류대상으로서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학문교류에는 국경이 없다는 인식 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침구사의 권익을 보호하는 집단이 아닌 일본침구학을 대표하는 전일본침구학회와 교류하는 데 아무런 걸림이 없다.

더욱이 일본의 침구학 연구수준은 한국보다 나은 분야도 있어 교류의 실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중심의 세계동양의학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야 하는 처지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일본과의 협력을 통한 좋은 논문의 생산이 필수적이다.

이밖에도 일본은 WFAS의 창립과 운영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의 WFAS 가입에도 안내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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