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정책관 너무 자주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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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정책관 너무 자주 바뀐다
  • 승인 2004.02.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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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정책관이 또 바뀌었다. 96년 12월 첫 한방정책관이 부임한 이래 7년 사이에 10명이 교체된 것이다. 평균 재임기간이 9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최장수 정책관이 1년 3개월이고 그 다음이 1년, 나머지는 1년 미만으로 9개월, 8개월, 7개월, 6개월이고 심지어는 4개월과 3.5개월 재임한 정책관도 있다.

재임기간이 짧으면 짧은 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사고로 교체될 수도 있고, 개인의 희망과 장관의 결정에 따라 국내외 관련기관에 파견되는 경우도 있다. 한방을 경시해서라기보다 정부의 인사방침에 따라 전체적인 인사구도가 그렇게 짜여질 수도 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부처간 인사교류도 새로 도입되었고, 보건정책국장을 공모에 의해 선발하는 등 대외적 변수가 많아 한방정책관 인사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짐작이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통상적 국장 재임기간이 1년인 점에 비추어봐도 9개월 혹은 4개월은 너무 짧다. 행정의 원리가 같아 해당 국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단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이라는 것은 단순히 설계도에 따라 기능적으로 시공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의 행정은 다양한 집단의 이해를 조정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하고, 실행함에 있어서도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부단한 정지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일을 하는데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이다.

정책 일반적 속성 못지 않게 한방정책의 특수성이란 측면에서도 한방정책관의 임기문제는 조명될 필요가 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끊임없이 교육받는 서양학문과는 달리 한의학에 내재된 철학과 진단, 임상원리, 용어 하나하나는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어 이를 이해하고 정책에 접목시키는 데는 남다른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하다.

이런 사정이 인사관리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빈번하게 교체한다면 한방정책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기대할 수 없다.

더구나 이미 벌여놓은 2천억원 규모의 한방치료기술개발연구사업(일명 2010 프로젝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의사전문의제도, 한의학의 객관화·세계화 정책 등을 근본적으로 점검할 시간적 여유는 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전문성이 배가될 수 있도록 한방정책관의 임기를 1년 이상 보장하는 방향으로 인사정책이 개선되기를 촉구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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