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강한’ 한의계를 위하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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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강한’ 한의계를 위하여③
  • 승인 2004.02.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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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의 힘, 홍보력에 달렸다
한의협, 전문성·대처능력 보완해야
시의성·신뢰성·대중성 있어야 효과 거둔다
지속적 홍보만이 한의계 위상·정치력 강화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라도 홍보를 하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 너무 일반화된 말이다.
생산비보다 홍보비가 더 많이 드는 제품이 허다하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제품을 만드는 일보다 홍보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음식점이나 약국 그리고 이제 의료기관에까지 동일한 시스템과 명칭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늘고 있다. 기술력을 상승시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전문가에 의해 경영 노하우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홍보를 위한 것이다.

■ “홍보 잘하는 회장이 제일”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결성한 조직은 당연히 그 업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대종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지역에서 한의학 홍보를 잘하는 회장이 제일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의계 역시 홍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의협 모 이사는 “임원진들이 홍보의 중요성은 알고 있으나 방식과 시기 등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덜하는 것 같다”며 “좋은 기회가 생겼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을 때가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즉, 홍보를 위한 한의협 내 조직과 체계가 없어 전문성과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한의협에는 홍보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홍보담당 이사 2명과 담당직원 1명이 있으나 현업에 종사하는 담당이사가 모든 홍보업무를 떠맡기에는 한계가 있다. 직원도 업무가 중복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홍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홍보는 자료배포의 시의성과 가공기술 그리고 꾸준한 매체관리가 있어야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으나 현재 한의협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고 있는 게 없다. 특정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야 뒤늦게 입장을 내보내는 정도다. 상시적인 언론매체 관리와 정보 제공이 이루어졌어야 하지만 이 또한 부실해 뒤늦게 나온 입장이나마 일반인에겐 알려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도자료의 신뢰성과 대중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자료 생산기술이 문제

단체의 목소리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한의계가 내 놓은 정보가 대중들에게 선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즉, 한의계에서 만들어 낸 정보가 언론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단발에 그쳐서는 안 된다. 또 이 내용이 보도 되도록 도와야 한다.

한의협 차원에서 이러한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매체들은 필요시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별도의 루트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된다. 이는 한의사간에는 간접 홍보로 인식될 요인이 높아 회원간의 단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물론 한의협이라는 공식단체를 통해 인물을 추천 받아 방송 등에 출연하는 경우도 많다. 한의협 이종안 홍보이사는 이를 우려해 인물 선택에 원칙을 두고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쩌다 방송되는 한방관련 소식에 매번 비슷한 인물들이 출연할 때 많은 한의사들은 의혹의 눈길을 던진다.

한의학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내용에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가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 매체가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 기발한 것, 획기적인 것이라야 하고, 객관성이나 데이터화된 것이어야 한다.

의학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특수 영역이다. 특히 한의학을 서양 과학적 사고에 의해 교육된 일반인은 물론 언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연구하고 실무를 수행할 조직을 만들어내고 투자하는 길만이 한의계의 홍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의 길이다.

■ 회원 피부에 닿는 홍보

의협은 정치적인 이해를 대중에게 홍보하거나 특별 이벤트성 홍보가 아닌 시기적 상황에 맞춰 일반인에게 의학상식을 전하는 것은 각 학회가 중심이 돼 언론사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홍보한다. 이는 일반인에게 의료서비스 이용을 유발한다.

그러나 한의계에는 아직 이런 시스템이 갖춰있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계절적이거나 건강과 관련해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한의학적 해석이나 대처방법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홍보에서 상대방에 너무 뒤져있다.

한의협이 이를 하나로 묶어 내야 한다. 지속적으로 한의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만이 한의계는 위상이 강화되고 한의협은 강해진다.

과거 한의학에 대한 왜곡된 내용이 유포되는 것을 막기에 급급했던 땜질식 홍보에서 이제는 한의학을 대중들과 가까이하게 만들고, 한방의료서비스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적극적 홍보에 나서야 할 시기다. <계속>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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