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열 교수 추천 한의사 必讀 신간 11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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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열 교수 추천 한의사 必讀 신간 11選(10)
  • 승인 2004.0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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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Medicine in Contemporary China’ (2002)
Volker Scheid 著 / Duke University Press 刊


이 책은 저자의 케임브리지대학 박사학위 논문(Plurality and Synthesis in Contemporary Chinese Medicine, 1997)을 개작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다.

한국에서 현대 중의학사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마 전문 연구자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辨證論治를 중심으로 한 중의 현대사에 관한 유익한 설명을 제공한다.

책 내용 중 눈에 띠는 것은 역시 변증논치 역사를 논술한 부분이다. 저자는 현재와 같은 변증논치 개념이 195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저자는 이전 사람들이 현재의 변증논치 개념이 포괄하고 있는 그런 사상과 개념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변증논치의 뿌리를 상한잡병론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지만 한대에서 당대까지는 패턴(證) 보다는 병이 가장 중요한 진단의 분류 지표로 기능했으며 수대의 제병원후론이 가장 대표적이며 영향력 있는 사례라고 말한다.

송대부터 패턴은 다시 인체 장애(disorder)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지식인 의사들에게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게 되며, 이후 수 백년이 경과하면서 변증(pattern diagnosis)은 엘리트 중국의학의 결정적인 것이 되어 명대 말부터 “변증”이라는 용어가 많은 의학 서적의 제목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증명과 병명은 1950년대 이전까지도 대부분의 의서에서 혼재되어 있었으며 변증만이 특별한 것으로 강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많은 수의 의사들에 의해 이 용어가 상당히 분명하고 체계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서양의학에 대비하여 중국의학의 특징을 한정하는 것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에서 의학의 역할에 관한 모택동식 이념과 이 용어가 결합되어 사용되었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변증논치 개념의 대두에는 공산주의 정부 수립과 함께 진행된 급격한 사회변화 과정에서 중국의학을 존속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1950년대 중의사들의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의 배려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변증(辨證)과 엥겔스의 변증법은 중국어에서 발음과 실질 그리고 글자가 거의 유사하며 이것은 중국의학이 봉건적이지도 않고 낙후되지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회로서, 쥬디스 파콰(Farquhar)라는 인류학자도 언급했듯이 변증 개념의 확산을 통해 중국의학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공격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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