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의사 국시과목 타당성연구 보고회 및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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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의사 국시과목 타당성연구 보고회 및 토론회
  • 승인 2004.01.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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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과목 조정·문항개발 주문
교수의견 수렴 미비 지적도


국시원이 한의사 국시 문항개발을 목표로 발주한 연구과제를 놓고 현직 교수들의 의견이 무시됐다는 방법상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의 국면을 맞고 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제시된 국시 개선안은 질병·증상을 중심으로 한 체계를 도입하고 있어 이 안이 수용될 경우 대학교육의 수정도 불가피해 논란의 양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의사 국가시험과목 타당성 연구’는 2002년 12월부터 1년간 박종형(책임연구원·경원대)교수팀이 수행한 것으로, 지난달 17일 경원대에서 열린 연구보고회 및 토론회에서 공동연구자이자 한의사국가시험위원회 위원장인 이영종(경원대)교수가 문제를 제기했다.

박종형 교수는 연구결과 현행 한의사 국시가 대학에서 교육되는 교과목 중 일부인 11개 과목에 한정돼 있고, 교과목별 내용 중복 및 암기형 지식검증 문항이 많다고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개선안은 한의학과 보건의약관계법규 등 2개의 과목, 한의학 과목은 임상총론과 증상편·질병편 등으로 분류된 골격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국시원이 주관한 한의사국시 문항개발 기준 작성연구 중 한의사 직무기술서·직무 요건서를 토대로 하고, 출제비율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청구건수 비율을 참고했다.

이를 한의대 재직 중인 교수 363명 중 358명에게 이메일 설문지를 발송, 응답자 115명의 결과를 첨부했다.

박 교수는 “개선안은 한의사가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실례, 즉 질병 및 증상별 체계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한의사의 직무현장의 문제해결능력 평가할 수 있으며, 과목통합시스템안에서 기존에 제외됐던 과목을 수용할 수 있다”면서 “설문조사 결과 응답률 32.1%는 낮은 수준이 아니며, 찬성의 비율도 78.3%에 달했다”면서 “과목통합과 분류의 기본틀에 동의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반대토론자로 나선 이영종 교수는 “출제비율 도출 등의 문제는 관련 전공 교수의 참여·논의를 전제로 해야하는 민감한 사항임에도 참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의견수렴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설문조사도 연구종료 한달전에서야 실시된 점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연구방법상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연구내용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여했던 이응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국시의 발전”을, 정승기 대한한의학회 고시이사는 “충분한 의견수렴”을 주문했다. 천병태 민족의학신문 부회장 겸 편집위원장은 “국시 뿐 아니라 대학교육·표준질병사인분류 제안 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특히 의료관련소송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력있는 한의사를 양성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국시를 포함한 교육과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과제는 지난해 12월 15일 종료됐으며, 국시원 연구과제 심의위원회 평가결과 한의계의 의견수렴 및 합의도출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보완하라는 차원에서 토론회를 가진 것이다.

토론회의 내용이 추가된 최종보고서는 2월 10일 제출된다.
이영종 한의사국가시험위원장은 “시험위원회 내부적으로는 연구내용이 적합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2월 5일 학회장들을 소집해 논의한 결과를 국시원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각 학회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 개선안의 내용과 주요 쟁점 □

▷ 시험과목
개선안의 과목은 한의학과 보건의약관계법규로 나뉘며 여기서 관심을 끄는 것은 한의학 과목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전체적인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이 통합의 흐름으로 가는 것과 맞추어 교과 통합적이며, 의료현장의 상황을 고려하기 위해 환자의 증상과 질병명을 중심으로 분야를 구분했다.
한의학은 임상총론(120문항 ·30%), 증상편(140문항·35%), 질병편(140문항·35%)으로 나눈다.
임상총론은 몸의구조와 기능, 발생·성장·노화 및 죽음, 질병의 발생과 변화총론, 변증총론, 경혈의 혈위, 방제총론, 기타 한방요법 총론 등으로 분류하고 다시 세부영역으로 분류된다.
증상편은 부위를 기준으로 전신, 두부·경항부, 안·이·비·인·후·구설, 사지 피부, 부인 등 10개 영역으로, 질병편은 기생충, 신생물,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등 20개 영역이다.

▷ 교수간 의견 조율 필요
대학교수들의 설문조사 참여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개선안에 대한 찬성율은 78.3%에 이른다.
많은 교수들이 찬성의 입장에 섰지만, 각 교실·대학 등의 협의를 통한 과목조절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시는 대학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공 교수의 의견이 필요하며 특히 개선안에서는 모든 과목에 대해 열어 두고 있어 기존의 교수와 새로 추가되는 과목의 교수들간의 의견조정이 되어야 잡음이 없다는 것이다.

▷ 한의학의 정체성, 대학교육의 재편
반대론의 큰 이유중 하나가 “구성이 양진 한치 방식”이라는 의견이다.
한 교수는 “양방적 내용은 학교에서는 강의하되 국가시험에서는 배제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국시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 개선안이 바람직하며 실질적인 서양의학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엇갈림은 내부적으로 양방의학에 대한 입장정리가 분명치 못한 한의계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며, 전공 교수 뿐 아니라 한의계가 풀어야 할 화두이기도 하다.
또한 이 문제는 대학교육 커리큘럼의 변화를 불러온 점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의료기사권확보 등
“의료 기사 지휘권을 얻을 수 있도록…”
영상진단이나 심전도, 근전도, 이학적검사 등 각종 검사에 대한 내용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한의사의 의료기사지휘권을 주장하기 위해 국시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 법의학 및 위생학을 추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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