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칼럼] 韓醫學과 數學
상태바
[박찬국 칼럼] 韓醫學과 數學
  • 승인 2004.01.16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지난해 대학입학 수학능력 고사가 치루어진 뒤 여학생이 두 명이나 투신자살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람이 살려고 공부를 하는데 공부 때문에 사람이 죽으니 공부는 도리어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변하고 말았다. 천재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공부 때문에 죽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공부 중에서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수학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나지만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수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필자도 중고교 시절에 도대체 이 어려운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몰랐고 지금도 역시 고등수학을 모르고 있다. 수학을 모른다고 하여 세상을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학이 필요하니까 옛날부터 공부를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서양학문에만 수학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동양학문에도 엄연히 수학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단지 仁義를 앞세우고 德을 숭상하는 정치를 하다보니 상공업이 크게 발달하지 못하면서 수학이 각광 받지 못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 한의학은 철학이나 정치가 아니라 기술이다. 즉 동양철학에 기반을 둔 기술학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꼭 수학이 필요하다. 그러면 數라는 것은 한마디로 무엇을 하는 것인가?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기위한 수단이다. 그러면 象이란 무엇인가?

이 역시 어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단순히 陰陽이라고 한다면 象이 되겠지만 陽이 1이고 陰이 2라고 하거나 3陰3陽을 도입하면 數로 변한다. 木火土金水라고 하면 象에 가깝겠지만 相生 相剋의 개념을 집어넣고 38木 49金 하면 數로 변하는 것이다.

서양의 수학이 단순히 계량이 가능한 물질에만 적용하였다면 동양은 계량이 거의 불가능한 사물의 복잡한 변화를 간단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수학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象을 數에서 분리하지 않고 같이 사용함으로 고등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이안에 있지 않을까?

본지주간·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