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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도서비평 | 어떻게 살 것인가
2018년 03월 16일 () 06:41:26 이현효 mjmedi@mjmedi.com

최근 흰머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상고천진론에 의하면 48세는 되어야 양기가 쇠하여, 얼굴이 마르고 흰머리가 생긴다했건만. 부인할 수 없는 노화의 전조였다. 청춘은 영원할 것 같아도, 덧없이 짧고, 시간은 무한한 것 같아도, 유한하다. 그래서 서점에서 책을 몇 권 사왔다. 법륜스님의 <인생수업>, 이만열 교수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著

생각의길 刊

마흔의 유시민도 ‘이젠 오르막을 달릴 수 없다. 남은 길은 평지와 내리막뿐이다’라고 고백하며, 삶이 무겁게 다가와 오래 잊고 지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왜 사느냐? 남은 삶을 어떻게 살려하느냐? 라고 적었다. 그랬다. 지금 나도 이런 물음 앞에 서있다. 책은 한숨에 읽혔다.

책은 총4장으로 되어 있다. 1장은 어떻게 살 것인가. 2장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시작과 끝인 셈이다. 3장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1장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4장은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인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되겠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무거운 물음에 대한 그의 해답은 ‘마음 가는대로 살자’이다. 일은 누구나 한다.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이다. 좋아서 그 일을 하면 그 사람이 프로다. 이것이 삶의 행복과 인생의 성공을 절반은 결정한다. 하지만 일이 아니라 놀이를 앞자리에 두어야 한다. 일이 먼저가 아니라 놀이가 먼저다. 그리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 자기 결정권이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며, 권리이다. 스스로 설계, 선택한 삶이라면 어떠한 삶이라도 훌륭할 수 있다. 내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기쁘게 사는 것이다. 때문에 청춘의 과제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소설도, 연극도, 영화도 모두 끝이 있다.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크게 달라진다. 또한 삶의 모든 순간은 죽음이라는 운명과 대비할 때 제대로 의미를 드러낸다. 철학적 자아는 감각, 정신, 욕망, 이성의 통일이다. 운동이 멈춘 몸에 존재하는 의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기 방식대로 살고, 자기방식대로 죽는 것은 만인에게 허락된 자연법적 권리이다.

유시민의 좌우명은 ‘폐 끼치고 살지 말자’이다. 남들에게 사회에 폐를 끼치지 말고 살려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든 밥은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기왕에 할 일이라면 ‘즐거운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하지만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는 회피하기 어려운 삶의 부조리이다. 재능이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면 제일 좋지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즐거워도 즐겁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게 일이지만, 놀이는 반드시 즐거워야 한다. 놀이는 스트레스 해소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행복인 삶의 요소이다. 사랑에 대한 언급도 마음에 와 닿는다. 결혼은 사랑에 대한 종착역이 아니다. 혼인한 이후에도 배우자에게 이성으로 매력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외모를 건강하고 보기 좋게 가꾸어 배우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구애는 짝짓기 수단을 넘어 소통, 공감의 기쁨을 만드는 행위이다. 그렇다. 놀고 일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현효

경남 활천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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