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탐방시리즈2] 중화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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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탐방시리즈2] 중화한방병원
  • 승인 2004.01.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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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 고려한 차별화된 경영전략


관악산과 수리산 사이에 자리잡은 경기도 안양시에서 대형 병원들이 즐비한 서울로의 환자유출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는 원천 의료법인 중화한방병원.
질 높은 의료서비스로 지역민들에게 친숙한 존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안대종 병원장(49)을 만나 안양지역에서 그동안 쌓아온 나름대로의 병원 경영철학과 성공노하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지역 의료계의 작은 개혁

올해로 22주년을 맞는 중화한방병원의 태동은 이 병원의 전신인 중화당 한의원의 개원으로부터 시작된다.

전북 익산이 고향인 안대종 원장은 대학 진학당시 교육계에 몸담았던 부친의 권유로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1982년 4월 경기도 안양시 안양 5동에 한의원을 개원했다. 개원과 동시에 의욕적으로 진료활동에 임했지만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별다른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점과 종합병원이 없던 안양지역의 특성상 환자들이 많은 시간이 걸려서라도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을 찾아야만 했던 안타까운 지역의 현실을 절감했다.

개원의 활동을 하면서 오랜 고민 끝에 한방병원으로의 확장을 결심하게 된 그는 한의원을 개원한지 꼭 10년만인 1992년 5월 중화당한의원 옆자리에 한·양방 협진 한방종합병원을 신축 확장하면서 지역의료계의 작은 개혁을 가져온다.

중화한방병원은 안양시민의 병원, 지역과 함께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병원 개원부터 매주 토요일 60세 이상 노인 대상 무료진료, 지역 노인정·노인대학 건강강좌, 고아원·양로원 무료진료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화한방병원은 특히 경기도 최초의 한·양방협진 한방종합병원으로 중풍 및 척추관절 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설규모 1천5백평, 7층 건물에 한방병원 최초로 MRI, CT 장비 등 최신 의료장비를 갖춘 방사선과와 척추수술 전문 신경외과를 개설함과 동시에 복부초음파와 수면 내시경 검사가 가능한 중화내과를 신설해 동·서의학 협진의 완벽한 치료의학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현재 한방전문의 6명과 양방 내과·신경외과·방사선과 전문의 및 인턴, 레지던트, 간호사 등을 포함해 모두 1백여명의 의료인력이 투입되고 있어 보다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자랑한다.

◇ 혁신을 주도한 지식경영

중화한방병원의 특징은 한·양방 어느 쪽으로든 고칠 수 있는 똑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한방적인 치료를 우선시 하면서 양방치료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양지역 최초의 인턴·레지던트 수련병원답게 매주 토요일마다 특정 질환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 등 지속적인 대화와 의견 교류를 통한 학문적 분위기를 조성, 자연스럽게 한의학적 치료법과 서양의학적 치료법이 적절히 조화롭게 연구 활용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안대종 병원장은 “병원 경영을 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이를 객관화·보편화시키는데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화한방병원의 연간 입원 및 외래환자 수는 92년 개원당시 1800여명에 비해 2003년 11만8,800명으로 10년만에 이용 환자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런 중화한방병원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안 원장은 제도의 미비점으로 인한 보험료삭감, 어려운 질환 치료중에 터진 의료분쟁, 한방의 우수성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부족 등으로 인한 문제점 앞에선 중화한방병원도 예외일 수만은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안원장은 “평소 작은 것들이 쌓여 큰 것을 이룬다는 ‘以小成大’의 정신을 되새기며 과욕을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방법으로 운영해 왔기에 그동안 있었던 IMF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또 그는 평소 환자는 치료·의술·약으로써가 아니라 환자에 대한 정성이 병을 낫게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련의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들에게 늘 병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먼저 환자의 마음을 고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안 원장의 그러한 노력들 덕분인지 지금은 안양지역민들은 물론이고 전체 환자의 50% 이상이 타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가 됐다고 한다.

◇ 한의계와 한방병원의 미래

안대종 원장은 “한의학은 그동안 우수한 치료기술로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는 소아과 질환 혹은 한방외치요법, 외용법, 암치료연구 등 전통한방의료기술을 현대적인 방법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며 “추나, 약침, 주사요법 등 새로운 치료기술을 계속 개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는 5% 미만에 불과한 한방보험을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양방영역으로 개척해나가는 것 또한 필요한 과제이며, 더 이상 한방의 우수한 진단과 치료기술을 비방으로 숨겨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편화·객관화·대중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한의학이 앞으로 살아남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안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한방병원의 문제점에 대해 양방에 비해 규모의 영세성을 꼬집으며 이 때문에 인턴·레지던트 등의 과잉인력이 생겨 경영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또 한방에 보험이 안되는 부분이 많아 국민의 이용이 어려운 현실이 문제라며 의료보호·산재·교통 환자를 확대 수용하는 등 규모의 적정화·대형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화한방병원은 △환자에게 친절한 사랑이 넘치는 병원 △임상한방병원으로서 항상 공부하며 연구하는 병원 △유능한 한방전문의를 교육·양성시키는 교육병원 등을 경영지표로 삼고 있다.

안 원장은 “앞으로 우리 병원이 가지고 있는 신치료 기술을 객관화시켜 학회나 논문 등을 통해 공론화시키는 한편,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한·양방 협진병원으로서 선도적인 경영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새해 각오를 보였다.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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