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탐방시리즈1] 동서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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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탐방시리즈1] 동서한방병원
  • 승인 2003.12.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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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과 함께 경영도 공부해야”


‘앉아서 환자를 기다리는 시대’가 옛말이 된 지금, 의료인 사이에 ‘경영’은 성공의 키포인트로 옮겨가고 있다.
본 기획 시리즈에서는 성공한 한방병원장의 경영 마인드 및 노하우를 들어보고자 한다. 한방의료기관의 경영해법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 첫 인물로 한방병원에 대형화·전문화를 처음으로 도입한 박상동 제민의료재단 이사장 겸 서울동서한방병원장(64·대한한방병원협회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 ‘병상 가동율 100%’의 신화

금년은 동서한방병원이 서울 연희동에서 개원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동서한방병원은 대학병원을 제외하고는 최초로 한·양방협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중풍(뇌졸중)을 중심으로 한 전문병원의 첫 주자다.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 외에 동서한방병원의 입지를 뒷받침하는 것은 병상 가동율 100%라는 데 있다.

양방과 비교할 때, 한방 환자의 내진 형태는 외래환자가 단연코 많다. 중풍은 질환 특성상 입원치료가 요구되긴 하지만 한방입원치료가 흔치 않은 국내의료현실에서 동서한방병원의 병상가동율 수치는 한방의 성공적인 경영모델이라고 보여진다. 병원측에 따르면 현재 중풍환자는 전체환자의 70%를 차지하고, 매출규모는 연 1백억원이다.

박상동 병원장은 “임상과 경영실력이 모두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구멍가게 보는 듯한 주먹구구식에서 탈피해야죠”라면서 경영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경영도 공부해야

1966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공부를 다시 시작해 세무사 자격증을 따고, 세무사 개업도 했다. 경영의 이론과 실전은 71년 병원의 모체가 되는 ‘박상동한의원(서울 광화문)’개원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러 단체장을 맡아 외부에 있을 때도 많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아침 원무과의 보고를 받는다. 경영 전공자이자 세무사로서 한번 훑어보면 자금의 흐름이 금세 파악돼, 실제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일과를 빠트리지 않는 것은 “경영감각을 키우는 것은 경영마인드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사실 중풍으로 유명했던 그는 이미 한의원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투자를 늘려 병원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도전일 수 있었다.

“당시 모든 사람들이 말렸죠. 개인 한방병원이라니 말이 안된다는 겁니다. 한방의 중풍치료력을 믿었고 또한 중풍은 입원치료를 통해서 완치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밀어붙였죠”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또한 그를 더욱 부채질 한 것은 양방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 그 속에서 한의학의 중흥과 우수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덧붙여 그는 “아내(우정희 동서한방병원 행정원장·약사)의 절대적 후원이 없었다면 어림도 없었죠”라며 웃는다.

■ 시설·홍보·규모 투자해야

박 병원장은 “이제 한의원도 1명의 한의사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2~3명 공동개원의 형식으로라도 모여서 움직여야한다”면서 “한의원이라도 경영적 마인드의 여부에 따라 매출의 규모가 틀려지는 법이며, 한의사들도 경영을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화 시대에 경쟁상대는 한의사가 아니라 양방을 향해, 그리고 이 시대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디지털 사고의 환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망문문절의 결과만 가지고는 신뢰를 줄 수 없다. 정밀한 기계를 활용해 이해하기 쉬운 수치로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설과 규모에 투자가 이뤄지면 결과적으로 양방과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며 한의학의 저변도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양방과 대등한 토론이 가능하기 위해 전문의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원장의 투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80년대 중반 50병상으로 출발한 동서한방병원은 지난 2002년 건물 신축 및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한번 탈바꿈을 시도했다. 금년 초로 예정된 공사가 끝나면 병상은 210개로, 의사는 60명으로 늘어난다.

경기 파주의 3천평 부지에 400병상 규모의 중풍·치매 전문병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본원의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완료와 함께 전자의무기록(EMR),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 처방전달시스템(OCS)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양방병원에서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3가지 시스템이 모두 시행되는 것은 국내 한·양방병원에서 최초가 된다.

그는 홍보에 대해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장점을 부각시키되 단점은 보완해야하는 노력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정리한다.

동서한방병원의 시설이나 규모로 볼 때 홍보력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었다. 그도 이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금년부터 홍보실을 강화해 2002년 창간한 계간 소식지를 월간으로 바꾸고 홈페이지를 대폭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오진아 기자


▷▷▷ 동서한방병원 ◁◁◁

1984년 3월 10일 서울 연희동에 개원했다. 중풍센터를 중심으로 비만·안면신경마비·디스크·불임·사상체질·허약아·한방알레르기 클리닉 등과 양방인 동서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입원환자의 90%가 중풍환자인 만큼 병원의 심장은 중풍센터다. 이 곳은 외래진료실/입원실, 한방중풍검진센터, 한방재활치료센터로 구성되는데 특히 보통 뜸보다 30~40배 큰 왕뜸(소요시간 40분)을 시술하는 왕뜸실이 이색적이다.

1997년, 중국 요녕성 중풍의료원과 자매병원을 맺어 매년 학술 교류를 하고, 2002년에는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과 한방병원으로는 처음으로 협력병원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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