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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795> - 『藥性歌兼經驗方』
노련한 의원의 부인치료 임상경험
2017년 10월 14일 () 07:54:55 안상우 mjmedi@mjmedi.com

 

   
◇ 『약성가겸경험방』

오랜 만의 긴 연휴 끝에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구석으로 밀쳐두었던 일들이 적잖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던 일을 다시 들춰내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 한의약의 밑바탕이 되는 藥性歌 1종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저자가 붙여놓은 서명에는 ‘약성가 겸 경험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 담겨진 내용을 비교적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으로 수년전에 해제가 작성되어 일반에게 알려지긴 했으나 원문을 구해보긴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아래는 해제를 토대로 작성한 소개 글이다.

책안에 표기된 저자는 실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箕南散人이란 아호만 적혀 있다. 필사본 1책으로 작성 시기는 대략 1920년경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기남산인이라는 무명의 조선 의원이 기존에 널리 통용되던 약성가와 더불어 여러 의학서에 실린 주요내용과 편자의 임상경험을 한데 묶어 편찬하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약성가 부분을 위아래 다단으로 나누어서 기재하였는데 약명 아래 한열온량 四氣와 有無毒을 먼저 배치하여 약성과 주치 보다 앞서 기미와 독성 유무를 가려서 쓸 수 있도록 개편했기 때문이다. 약초의 독성 여부가 중요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의생규칙이나 관련 법규가 강제되면서 통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독성란 아래 한글로 약명을 기재해 둔 점 역시 일제의 통치가 한창이던 때인 1920년대에 조선의학에서 여전히 향약 전통의 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이라고 여겨진다. 

책의 말미에 ‘경신년(1920년) 윤달3월 열 나흗날에 기남산인이 필사를 마쳤다’고 기재되어 있다.(歲庚申閏三月少望箕南散人畢謄) 또 ‘開國五百十五年三月五日 醫與鍼灸竝行 明治四十四年陰三月二十三日開局’이라고 쓴 필사기가 있어 개국515년이 되는 해(아마도 1908년경) 3월5일부터 의약와 침구를 병행하였고, 명치44년(1911년) 음력 3월23일 의약국을 열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저자가 자신의 의문에 들어선 이후 旣往事를 적어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매우 심력을 기울여 이 사본을 작성한 것이리라.

권두에 등장하는 ‘약성가’는 『제중신편』(1799년刊)에 실린 것을 토대로 時宜에 필요한 지식을 덧붙여 만든 것이다. 또한 그 다음 부분은 『동의보감』의 五臟六腑와 蟲門에 있는 단방 경험약들, 그리고 『만병회춘』 ‘諸病主藥’에 나오는 질환별 대표 약재들, 『의학입문』의 ‘오장육부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론[臟腑相通]’에 관한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또한 『제중신편』 각 문에 나와 있는 대표적인 치료처방들이 차례로 실려 있는데 각종 의방서에 등장하는 관련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해 두었다. 책의 말미에는 부인과와 소아과질환 및 침구법에 대해서도 정리해 놓았다. 

특징적인 것은 편자의 실제 경험에 입각한 것으로 보이는 四物湯 가감용례에 관한 부분이다. 사물탕을 응용해서 쓸 수 있는 질환이 무려 150여종에 달하고 있으며, 갖가지 사물탕 가감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 중 부인과 관련 질환이 70여종이다. 이로보아 편자는 아마도 부인과질환에 대한 임상경험을 풍부하게 갖추었던 임상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四君子湯, 二陳湯, 十全大補湯 등에 대해서도 각각 10여종에서 수십 종의 임상치험례와 가감 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처방들은 대개 조선후기 의학계에서 널리 통용되던 치료처방들이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서 조선의학계는 전통의학에 대한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끊기고, 서양의학 위주의 의료정책이 실시된다. 그러나 민간의료에 있어서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져온 전통의학의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도제식 교육을 통해서 독자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자료는 西勢東漸의 시류에도 불구하고 동의전통에 따라 구료활동을 지속해 나간 한 노련한 임상가의 임상경험을 담아낸 소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안 상 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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