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사논문 심사차 일시 귀국한 박종배 박사(영국 페닌슐라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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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사논문 심사차 일시 귀국한 박종배 박사(영국 페닌슐라 의대)
  • 승인 2003.12.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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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방향 갖고 유학 가야죠”


영국서 활동중인 박종배 박사(한의사)가 지난 2일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사학위 논문의 지도와 심사를 위해 일시 귀국했다. 그를 통해 연구현황과 향후 거취 등을 알아보았다.

▲언제 영국으로 건너갔나? 소속과 신분은?

98년 8월에 출국했다. 현재 영생한방병원 의료재단인 일맥에서 지원하는 리서치 펠로우로 영국 Peninsula Medical School에 있는 Osher Institute의 Division of Research & Integrative Theraphies에 근무하고 있다. 과거 Exeter대학 보완의학부가 명칭만 바뀌었을 뿐 같은 공간에 있다. 내 옆방에는 파견교육차 온 이향숙(경희대 경혈학교실)씨가 박사학위 중에 있다.

▲연구분야와 연구방법은?

나의 전공은 임상의학연구방법론이다. 임상연구방법론은 대체로 생물의학적인 방법론과 임상의학적 방법론으로 나뉘는데 국내에서는 생물의학적 연구방법(biological research method) 모델이 전부인 양 여겨져 임상의학적 연구방법론(clinical research method)이 임상의학의 장르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의대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학계의 고정관념 탓이다. 기존의 약리, 생리 모델로서는 한의학의 임상적 효능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임상의학연구방법론을 공부하고자 했다.

▲연구성과는 있는가? 현지의 반응은?

내가 쓴 박사학위는 ‘침효과에 대한 평가’다. 임상연구방법론을 섭렵해 작성한 이 논문은 침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정상침에 대응하는 연구용 대조군침을 개발했다. Park-Sham Device이라는 이름의 가짜침이 바로 그것이다. 이 대조군침은 침감이나 특이적인 느낌과 경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침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여러번 검증을 거쳐 증명됨에 따라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연구 Text에 반드시 인용되고 있고 침의 효과를 증명하는 학위논문에서 대조군침을 쓰지 않으면 통과가 안될 정도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에서도 이 침을 구입해 쓰고 있다. 나는 이 침을 이용하여 중풍이 온 뒤 2주일간 정상침과 대조군침을 이용하여 실험을 완료했다. 분석결과는 내년 중순경에 발표될 예정이다.

▲하바드 메디칼센터로 옮긴다고 들었는데 어떤 곳인가? 영국에서의 연구성과가 도움이 됐나?

사실이다. 연락이 왔다. 내년 4월경에 옮길 예정이다. Harvard Medical School에는 보완의학의 권위자인 David Eisenberg 교수가 책임자로 있고, ‘벽안의 의사가 본 동양의학’의 저자인 Ted Kaptchuk이 부책임자로 있어 내 맘에 든다. 또한 미국은 유럽에 비해 활동무대가 훨씬 넓다. 구성원들이 내 연구에 걸맞는 연구방향을 갖고 있으며, 인적, 물적, 환경적 자원을 활용해서 연구테마에 답을 찾고 응용의 범위를 넓히고 싶다. 영국에서의 연구성과도 하바드 진출에 보탬이 됐다.

▲유럽한의학, 적게는 영국한의학의 현주소는?

유럽의 한의학에 대해서는 이미 ‘한의사의 유럽진출 가능성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낸 바 있다. 간단히 말하면 유럽에는 한의학은 없고 침, 약, 아유르베다가 그 나라 방식대로 흡수, 전파되고 있는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유럽한의학’이나 한국의 ‘대체의학’은 조심해야 할 용어들이다.

▲영국으로 유학가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국으로 유학갈 때는 정확한 싸이트를 찾는 게 관건이다. 이 싸이트를 통해 누가, 어떤 연구논문을 냈는가를 봐서 자기 방향과 같을 때 가야지 소 요령 소리 듣고 따라가는 식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출국하기 전 한의학적 연구방법을 공부하고자 결심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근무하는 Exeter 대학으로 갔다. 무엇을 위해 가는가가 중요하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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