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 시대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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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 시대 안내서
  • 승인 2017.03.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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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mjmedi@http://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고작 1년 차이인데도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혜로우며 매사 언행이 분명한 선배교수님이 얼마 전 점심 자리에서 책 한 권을 언급했습니다. 막역한 고교동기가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모저모에 대해 쓴 책을 읽었는데, 한의사들에게도 필독서일 것 같다면서…. 신실한 선배의 평가를 허투루 넘길 수 없어 곧장 구입해 부리나케 책장을 펼쳤는데, 와∼ 정말 깜짝 놀라면 입이 저절로 벌어져 쉽사리 닫히지 않더군요. 내가 살아 숨 쉬는 지금 이 세상에서, 이런 엄청난 일들이 일상다반사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는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살아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즉, 증기기관과 기계화(1차) - 대량생산과 자동화(2차) - 정보기술과 산업의 결합(3차)에 이어 코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저러한 핵심적 이슈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조목조목 친절히 설명해놓은 안내서이지요. 그런데 저는 책 제목이 무척 섬뜩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물인터넷·드론·3D프린팅·웨어러블 로봇·인공지능·스마트카 등에 의해 앞으로 산업은 어느 방향을 향하고, 그에 따라 우리네 일상은 어떻게 바뀔 건지 확실히 예측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생존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석되었거든요.

저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 비전을 전공했고, 삼성전자에서 28년간 차세대 정보기술 연구개발에 몸담았다는 김지연 박사입니다. 지금은 하버드대학교와 공동으로 치매·우울증 등의 뇌질환 치료 의료기기 연구에 매진 중이라는데, 이 책은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중국의 유력 경제신문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에 ‘김지연의 과기관찰(科技觀察)’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실었던 칼럼들을 한데 모은 것입니다. 쉽지 않은 내용일 텐데도 중국에서 인기 글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가독성은 별로 걱정할 필요 없겠죠?

책은 모두 6장으로 나뉘는데, 구태여 장을 구분해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근래 들어 많이 듣게 되는 사물인터넷(IoT)이라는 용어를 필두로 1장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드론·웨어러블·스마트센서·적정기술·자율주행차·의료로봇·3D프린팅 등등에 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어느새 6장까지 모두 마무리 되어, 부록인 ‘4차 산업혁명 상식퀴즈’를 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일독 후의 소감은 꽤 다르겠지만, 저는 읽기 전과 마찬가지로 무섭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선배교수님의 말마따나, 지금의 내 모습은 머지않아 쓰나미가 밀려올 게 확실한 해변에서 천진난만하게 조개 줍기에 열중하는 어린 아이와 진배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한낱 상상의 터무니없던 꿈이 이제는 눈앞에서 현실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사물인터넷이라는 괴물이 우리들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뒤바꾸어 놓을 것임에 분명한데, 이 거대한 변혁에 발맞추려면 한의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지은이는 무슨 일을 하든 새로운 IT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분야에 접목을 시도한다면 또 다른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 했는데…. (값 1만5000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안 세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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