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정보] 중국 하남성 약초답사기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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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정보] 중국 하남성 약초답사기행(1)
  • 승인 2003.11.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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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산 약재요리로 방문객 맞는다


□□□ 옴니허브닷컴 학술부 □□□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중국 회경지역의 약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옴니허브닷컴 학술부와 주영승(우석대)·정종길(동신대)·정성일(우석대) 교수, 양준영(대경생약 대표) 씨가 중국 하남성을 방문하고 쓴 기행문을 3회로 나누어 싣습니다. <편집자 주>


■ 황하

꿈에도 가본 적 없던 곳이지만 ‘황하’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고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건 학창시절 소지로의 ‘대황하’라는 음악을 통한 만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음악으로 만났던 황하는 밝고 환한 곳을 향해 굽이굽이 흐르다가 어느 순간 물길을 잃고 까마득해지고는 망설임과 머뭇거림으로 주저하다 다시 그 흐름을 찾아 장대히 흘러가는 듯 하였다.
마치 황하가 실어다준 비옥한 토양들이 황하문명이라는 찬란함의 토대가 되기도 하였다가, 황하의 범람으로 수많은 과거가, 그 존재들이 사라지기도 하였으나 또한 여전히 그 숱한 세월들을 싣고 유유히 흘러가듯이 말이다.

■ 河南省 약초답사를 떠나는 길

하남성에서 주로 많이 보게될 신이, 현호색, 산약, 우슬, 국화, 백지 등에 관한 사전자료를 준비해두긴 하였지만, 하남성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들의 주 관심사는 懷慶지방의 지황을 제대로 보고오는 일이었다.
그곳의 지황 재배지 환경은 어떠하며 한국서 재배되고있는 지황(Rehmannia glutinosa)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제 눈으로, 입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지황에 대해서는 뭔가 끝장을 보리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 지황을 만나러 가는 길 어디쯤에 아마도 황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省都인 鄭州를 중심으로 豫라 부르기도 하는 하남성은 豫州에 속해 九州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中州 또는 중원이라 일컬어지는데 중국의 역사문화가 시작되는 商代(은나라) 유적지가 발견된 바로 이곳으로부터 저 거대한 중원문화가 시작된다.

武陟으로 가는 봉고차 안은 오늘 보게될 약재들의 기원과 성상의 구별에 관한 논쟁으로 뜨겁다.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곳은 정주에서 서북방향에 위치한 懷慶지방 또는 懷慶府라 일컬어지는 곳으로 心陽, 溫縣, 武陟, 修武, 博愛를 아우르는 5천km가 넘는 거대한 황하의 중하류를 끼고 있는 역사적인 古都들이다.

이곳 懷慶지방에는 4대 약재라 하여 회경지방의 懷를 그 이름 앞에 두어 懷牛膝, 懷山藥, 懷地黃, 懷菊花에 대한 재배와 연구가 활발하다한다.
누런 황톳물이 넘실대며 흘러가는 장관에 우리 일행은 지나가던 大橋위에 홀리듯 그만 차를 세우고 만다.
비옥한 황토지를 이루며 중국 문명의 발생지가 된 황하의 쿨렁이며 흘러가는 모습은 마치 태고의 울림과도 같이 심장의 고동을 자극한다.

‘물 1말에 진흙이 6되’라는 황하강은 말그대로 황톳물이었다.
황하의 물로 적셔진 비옥한 황토땅을 黃地라 한다면 黃泉의 기운을 그 뿌리에 가득 담아올렸다 하여 地黃이라 일컫는다는 지황의 이름은 또 이곳에 얼마나 어울림직한 말인지…
황하가 실어다 주는 비옥한 땅을 댓가로 이곳은 건조한 기후의 영향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로 인한 범람을 톡톡히 치루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양면성이 있는 법. 모두가 좋기만 하고 또 모두가 나쁘기만 한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리라.

武陟市 과학기술위원회 앞에서 차는 멈춘다. 마치 유람객과도 같은 우리 일행의 복장이나 용모가 무색하게, 미리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십 여명의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양복을 차려입은 단정한 차림이다.
방문객이 드문 이곳을 찾은 객들에 대한 배려와 호기심, 그리고 기대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 하다.
안으로 들어서니 탁자 위에는 언제 도착할지 모를 손님들을 위해 미리 차려놓은 다과들이 한 상 그득하다.

그중에서 유독 우리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코카콜라 병이다. 차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탄산음료로 손님들을 접대하는 양이 어째 어색한 탓일까.
권하기에 맛을 보니, 이건 톡 쏘는 콜라 맛과는 뭔가 조금은 다른 것 같다. 병의 모양이나 내용물의 색이 영락없이 콜라이며 맛까지 은근히 콜라 맛을 흉내낸 이것은 이곳 기술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지황음료였다.
나중에 식당에 가서 또 한번 우리를 감탄시켰던 것이 지역 특산 약재인 지황뿌리, 잎, 산약, 국화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 갖가지 요리들이었는데 지역의 약재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이들의 노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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