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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읽기|터널
2016년 09월 22일 () 09:06:15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추석 연휴 전후로 우리나라 사상 초유의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온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평소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던 지진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 메뉴얼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일본처럼 대처 방법에 대한 연습도 되어 있지 않아 더 많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

   
감독 : 김성훈
출연 :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이를 예견한 듯 올 여름에 개봉하여 710만 관객을 동원한 <터널>은 갑자기 닥친 사고에 늦장 대처하는 정부와 언론의 이중적인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과장 정수(하정우)는 큰 계약 건을 앞두고 들뜬 기분으로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고 만다. 그에게는 78% 남은 배터리의 휴대폰과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사고 대책반의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꽉 막혀버린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된다. 한편,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은 정수가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라디오를 통해 남편에게 희망을 전하며 그의 무사생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터널>은 이번 지진 사태처럼 예상치 않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난 사고 등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내외부적인 딜레마를 주되게 표현하면서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주인공이 터널에 갇혀 있다는 설정만으로 답답할 것 같은 개인적인 느낌으로 선택의 기로에 있었지만 실제로 본 영화는 무슨 역할을 하던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는 하정우의 연기만으로도 전혀 답답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면서 오히려 정부와 언론, 여론 등 이런 사고에 늘 따라다니는 우리의 현실이 더 답답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땅 속에 파묻힌 관 속에서 외부와 통화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할리우드 영화 <베리드>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터널>은 우리나라의 시각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갇힌 자와 갇히지 않은 자들의 모습 속에서 과연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결코 무겁지만은 않다. 2014년 <끝까지 간다>를 통해 범상치 않은 연출력을 과시했던 김성훈 감독이 연출하고 이미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1인 연기를 경험했던 하정우가 출연하고 있기에 <터널>은 관객들에게 던져지는 메시지와 달리 마치 터널 안에서 혼자 살아가기를 표방한 1인 방송을 보는 듯한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탱이 역을 맡은 강아지 배우의 열연과 이전 이미지와 상반되게 줄곧 민낯으로 출연하는 배두나, 119 대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오달수의 연기가 함께 더해지면서 <터널>은 여름 블록버스터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단, 원작과 다른 결말을 선택하는 와중에 좀 급하게 마무리된 듯한 아쉬움이 남지만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진을 비롯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들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성숙한 정부의 모습을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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