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환자가 줄어들고 있다?”
상태바
“침환자가 줄어들고 있다?”
  • 승인 2003.11.14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근거 부족’ 주장 불구 우려감 증폭


한약과 함께 한의학 치료의 핵심요소인 침. 바로 이 침을 맞으러 오는 환자가 줄어든다는 견해가 나와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안에 개원하고 있는 조모 원장이 AKOM에 자신의 한의원에 침 환자가 줄어든다는 견해를 표명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일선 한의사들의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이 글에서 조 원장은 “올 초에 비해 침치료 환자 줄어 침구실 부원장을 약물파트로 보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그 근거로 자신의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군을 비염환자(약물치료) 수와 침환자로 나누어 내원추이를 분석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비염환자 수가 616명에서 올 10월 4641명으로 는 반면에 같은 기간에 침환자 수는 2550명에서 2186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침환자가 줄어드는 원인은 양방 통증의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가 속한 지역의 통증의원은 내원환자수가 얼마전 1일 100명에서 지금은 170명으로 증가했고, 170명도 온전히 통증쪽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환자들이 단기적 통증완화효과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 원장은 분석하고 있다.

조 원장 말고도 환자감소의 요인으로 양방적 요인을 지적하는 한의사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 따르면 과거에 한방의료기관을 찾던 급성질환자들이 급성기 질환에 대한 양방의료계의 대처능력이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환자가 줄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침환자가 준 것은 사실이지만 침 환자의 감소가 비단 양방요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환자감소는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경기불황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침환자뿐만 아니라 약재수요도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침환자는 그대로인데 한방의료기관의 대폭적인 증가로 한방의료기관당 침환자수가 줄었다고 느낄 수도 있어 침환자 감소는 단지 느낌일 뿐 실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이밖에도 한의대 졸업생의 증가로 인한 공중보건의의 확대배치도 개원가 체감 침환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늘어나는 침환자 수요에 비해 공급과잉이 빚어낸 현상이 아니냐는 게 다수의 목소리다.

그런 반면 침환자 감소를 단지 공급과잉에 따르는 체감환자수의 감소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실질환자든 체감환자든 어쨌든 침환자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는 한의계 내부적인 요인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진단의 정확성 문제, 치료의 속효성 문제, 치료효과의 홍보문제, 후유증의 예방효과, 치료수가의 절감방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근이 선행되지 않고는 잠재적 환자층을 확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환자 감소를 언제까지나 외부의 탓으로 돌려야 하느냐는 지적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닌 듯 보인다.

차제에 한의계는 양방의 한의학 잠식추세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을 직시해서 조속한 시일내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