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5 - 애엽(艾葉)과 사재발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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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5 - 애엽(艾葉)과 사재발쑥
  • 승인 2003.11.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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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지난 쑥은 수치해서 써야 한다


쑥을 한의학에서는 애엽(艾葉)이라고 한다.
그런데 애(艾)란 다스린다, 자른다는 의미가 있다.
즉 사람의 백병이 발생하는 것을 다스린다, 자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쑥의 종류만 20여종이 있는데 그 중에 약으로 쓰는 것은 황해쑥, 참쑥, 쑥, 한인진 등이 있다.
특히 쑥(Artemisia Princeps Var. orientalis)을 사재발쑥이라고 하여 으뜸으로 치고 있다.

이 쑥의 한글로 표기된 문헌기록은 처음 동의보감(1611년) 본초부분에 사재쑥이라고 하였는데 후대 방약합편(1884년)에 현대적 한글표기방법에 의해 사재발쑥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그 이름의 뜻을 알지 못하고 지내다가 근자에 강화도 식물조사를 하면서 그곳 주민들로부터 사재발쑥이란 사자발쑥을 의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쑥잎 모양이 엎어놓으면 사자발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살지 않는 동물인데 그 시대에 허준 선생이 어떻게 사자발을 알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동의보감이 출간하던 전후시대는 명(明)과의 교류가 원활하였던 시대로 지금은 아프리카 일부지역에만 살고 있지만 인류 역사 이전에는 남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남서부 등 널리 서식하여 중국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자에 대한 지식이 널리 생활 속에 알려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는 살고 있지 않았지만 十二궁별자리나 북청사자놀이 등 중국을 통하여 생활 속에 사자에 관한 많은 지식이 알려져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강화도는 특히 바닷가에 위치하여 강렬한 햇볕과 염분이 있는 해풍을 쏘이면서 자라났기 때문에 내륙에 자생하는 쑥보다 향기가 강하고 뜸쑥이 탈 때 염분의 수렴성이 강하여 온도의 지속이 오래간다고 이해된다. 그런 점에서 강화쑥은 전국 제일의 특산품이 되었다.

쑥은 자라나는 시기에 따라 어릴 때는 식용으로 쓰고, 수분이 많은 성장기에는 내복약으로 쓰고 노령기에는 뜸쑥이나 외용 또는 모기살충약으로 쓴다.
쑥은 어느 지역이나 겨울이 지날 무렵 햇볕이 쪼이는 양지나 초봄에 돋아난 새싹을 아낙네들이 뜯어 향긋한 쑥국이나 개떡에 넣어 먹는다.

특히 강화도에 가면 어린 쑥잎은 냉동보관하였다가 한 여름에도 찹쌀죽에 무쳐 기름에 튀긴 튀각에다 집집마다 만든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먹는 맛은 어느 곳에도 경험하기 힘든 별미라고 생각된다.

음력 5월5일이 되면 쑥에 물이 잘 올라올 때, 즉 꽃피기 전에 채취하여 생으로 쓰거나 또는 말려서 초(炒)해 쓴다.
생으로 쓰면 성(性)이 차고(寒) 약간의 독성을 가지며 쑥잎을 말려 볶거나 시루에 찌면(熟) 성이 따뜻해지고 독성이 적어진다.

지난 여름 백부자(白附子)를 보기위해 세 명의 교수가 강원도 동강에 간 적이 있다.
자동차에 실린 호미를 꺼내면서 트렁크 문에 이마를 부딪쳐 출혈이 심해 당황하고 있을 때 K교수가 쑥을 짓찧어 붙이자고 하여 쑥을 붙이고 출혈과 통증을 멎게 하여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생쑥은 토혈이나 늑혈(코피), 이질, 심복통에 지혈과 진통작용이 우수한 약물이다.

그러나 말려서 시루에 찐 쑥은 감기를 예방하고 위장(胃陽)을 따뜻하게 하고 토사곽란(吐瀉곽亂)이나 전근(轉筋) 심복통을 치료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 외에도 초(炒)해서 다른 약과 배합하여 부인병의 자궁출혈이나 대하(帶下) 또는 임신 중 유산기가 있을 때 지혈과 복부를 따뜻하게 하여 태아를 보호한다.

뜸쑥으로 쓸 때에는 분쇄기에 빻아 걸러 쓰지만 옛날에는 잘 마른 쑥잎을 찹쌀이나 복령가루와 같이 넣고(쑥의 독성제거는 물론 분말이 쉬워짐) 짓찧어 채로 쳐서 띠와 찹쌀가루나 복령가루는 버리고 부드러운 섬유질만 골라 약간의 유황을 섞어 애주(艾炷)를 만들어 뜸쑥으로 썼다.

복부(배꼽주위)를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쑥을 넣은 복대(腹帶)를 사용하거나 또는 치질이나 여자의 대하(帶下)가 심할 때 쑥을 태워 연기를 쏘일 때는 말린 것을 짓찧어 띠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특히 어루러기와 같은 피부병이나 무좀에 쓸 때는 어린잎보다는 늦여름 성숙한 애엽의 줄기와 잎을 말려 물에 잘 끓여서 자주 목욕이나 발을 세척하면 살갗을 매끄럽게 하여 감촉을 좋게 하고 살균작용도 우수하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쑥도 약이기 때문에 물기가 오른 6월의 애엽은 병에 따라 전문가의 지도에 의하여 필요할 때 잠깐 사용해야 한다.
좋다고 장기 사용하면 독기가 발생하여 상충(上衝)되어 눈에 충혈이나 두통, 발열이 생길 수 있고 체질적으로 알레르기 체질, 속에 열이 있는 경우, 특히 간염환자는 복용할 수 없다.

부작용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녹두즙(綠豆汁)이나 감두탕(甘草+黑豆)을 복용하여 해독시킬 수가 있다. 그러므로 쑥은 약간의 독성이 있어 적기에 채취하여 1~2년 공기 중에 방치한 오래된 쑥이 좋다.

특히 불에 볶을 때는 필요에 따라 노랗게 또는 새까맣게 태워서 적정시기에 꺼내 완전히 냉각시켜 섬유질에 인화성 여부를 확인하고 약통에 넣는 것을 주의하여야 한다.
급하다고 하여 직접 약통에 넣으면 열기로 불이 발생하여 화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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