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접몽」 한의원의 임상현장 기록 … “主證에서 藥을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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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접몽」 한의원의 임상현장 기록 … “主證에서 藥을 처방”
  • 승인 2016.07.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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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김종오

mjmedi@http://


‘민족의학신문 논설위원 겸 객원기자’ 김종오가 만난 方·藥의 고수 - ① 이원행


인터뷰의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인터뷰이가 환자를 진찰하고 한약 처방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다. 둘째, 처방도출에 핵심이 되는 사고의 과정을 살핀다. 셋째, 그가 생각하는 임상 한의학의 미래를 듣는다.

토요일 오후 5시. 일산에 있는 화접몽한의원으로 찾아 갔다. 38세, 눈빛이 차분하고 깊은 이원행 원장은 자신감에 차있고, 어조는 담담했지만, 말은 분명하고 단정적이다. 그는 학생 때부터 상한·금궤와 명·청의 주해서들을 읽었다. 2006년 창립한 복치의학회의 초창기 멤버로 2012년 대한상한금궤학회로 이름을 바꾼 이후에도 한동안 활동했으나, 지금은 나와서 동의방약학회에서 정회원 대상 강의를 하고 있다.


1. 主證에서 藥을 도출하다

인터뷰는 실제 환자의 차트를 앞에 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처방을 하고, 경과는 어떠했는지를 복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차트 속에서 원인불명열, 매핵기, 고혈압, 방광염 케이스 등등, 여러 병들이 아주 극적인 호전을 보이고 있었다.

친절한 케이스 설명이 시작되었다. 환자의 주증과 관련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藥이다. “원인불명열은 대부분 시호입니다.” “미주신경장애로 인한 기절은 일단 복령이죠.” “이 환자의 매핵기는 목부위의 근육긴장으로 인한 것이니 대조와 감초로 치료가 됩니다.”

그는 상한·금궤방을 오래 연구한, 이른바 古方家에 속한다. 약미가 적은 고방을 쓰는 의사들이 약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복치학회 시절부터 [藥徵]을 비롯한 여러 전통 의서의 본초공부에 집중했고, 지금은 그 위에 현대 중의에서 제시된 상한 학설들과, 현대중의의 처방들의 창방 과정 및 CNKI(中國知網)와 NIV에 올라오는 최신 논문들의 지견을 성실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

그렇기에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위와 같은 언급들이 한약과 양방병명의 단편적인 연결로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뒤에는 운남성 昆明医科大学 第一부속의원 中醫科의 张学娅 교수의 뇌와 심장의 관계에 대한 중의논문과 가금의 六經地面說과 [溫病縱橫]에 소개된 치험례가 있다.

필자가 본 한의사 이원행은 공부의 화신이다. 고전과 논문을 오가는 그의 공부 방법은 나의 흥미를 끌었다. 그래서 그의 공부 방식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병의 큰 줄기, 六經病을 나눈다

그렇다면 수많은 약을 하나하나 다 알아가는 것이 병을 잘 고치는 비결인가? 이원장은 진찰의 첫 단계는 六經病을 분별하는 것이라 말한다. 약은 따라오는 것이다. 그의 六經은 병의 계통적인 분류로 가금의 六經地面說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어디에’ 병이 들었는가를 구별하는 것으로 실용적인 분류라고 볼 수 있다. 거칠게 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태양병 : 교감신경, 심폐, 뇌활성의 문제. 대표약은 계지·마황.
  • 양명병 : 대사항진, 활성화된 염증의 제어불능. 대표약은 석고·대황·황련·치자.
  • 소양병 : LHPA axis로 대표되는 호르몬 민감성 이상. 대표약은 시호.
  • 태음병 : 소화기계의 문제. 대표약은 반하, 건강, 인삼, 대조 등.
  • 소음병 : 대사저하, 부신피로, 만성염증의 문제. 대표약은 감초, 부자.
  • 궐음병 : 소음병+흥분상(교잡). 대표약보다는 대표방 오매환, 당귀사역탕류.

*이 내용은 인터뷰에서 아주 거칠고 간단히 언급한 것으로 다소 진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이해를 돕기위해 싣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가금은 그가 본 것을 군대의 진격과 땅의 배치와 개합추를 이야기 했지만, 우리는 해부학과 뇌과학, 인체의 항병체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시대에 있습니다. 가금의 경계지면설은 어렵긴 엄청나게 어렵지만, 실상 한의학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정말 대단한 이론입니다.”

六經을 현대의학적인 용어로 치환하여 설명하는 이들은 많지만, 이원행원장의 강점은 [傷寒來蘇集]을 위시한 가금의 의학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었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겠다. 가금의 이론이 임상을 통해 위와 같은 현대적인 육경병분류까지 이어진 것이다.

놀랄만한 점은 이렇게 ‘화려하게’ 통합된 고금의 지식이 마치 포근한 까페 같은 분위기의 작은 한의원을 방문한 한명 한명의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산화접몽한의원의 차트들에는 뇌하수체의 기능장애로 인한 좌창과 少陽病, 프리소토정과 조구등이 조화롭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도 육경병은 모든 병을 포괄하고 있지 않습니다. 온병의 치법을 써야할 환자도 있고, 잡병으로 보고 치료해야하는 병도 있지요.” 두 시간의 짧은 인터뷰로 진료 전반을 소개하기는 어렵다. 그는 2015년 창립한 동의방약학회에서 작년부터 처방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 개요를 보면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처방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강의제목 : 상한육병형증의 이해와 금궤잡병, 온병 처방의 활용

1. 상한론 조문을 통한 상한육병형증의 이해

2. 한약이 작용하는 포인트에 대한 심화 이해

3. 위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금궤요략, 온병, 후세방, 현대중의방의 통합 이해

4. 처방의 통합 이해를 기반으로 한 신방 창방의 기법

3. 어혈, 가금·토도·조소금

①方에 관한 관점.

“만들어진 方을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方에는 구조가 있고, 그 구조를 이해하면 얼마든지 창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소시호탕은 시호-황금의 소양약과 인삼-반하-생강의 태음약, 대조-감초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필요에 따라 일부만 쓰거나,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죠. 약의 효능을 알고 있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섬세하게 맞춤 처방을 하면 됩니다.”

“좋은 구조를 가진 기본 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기복령탕(복령-방기-황기-계지-감초)을 여러 가지 병에 사용할 수 있어요. 방기복령탕의 구조는 정말 좋아서, 조금만 비틀어 주면 천변만화하죠.”

②진단도 쉽고, 효과도 좋은 어혈통증을 놓치지 말자.

“秘方은 없습니다. 이것만은 알리고 싶은 것은 어혈입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통증이 어혈로 인한 것이라면, 어혈을 제거해주는 약을 쓰지 않으면 결코 좋은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진단도 쉽지요. 혀 아랫부분의 정맥 노창, 팔다리의 정맥 노창, 멍이 잘 드는 것만 확인해도 충분합니다.”

③요시마스 토도의 [藥徵], 가금의 [傷寒來蘇集], 조소금의 [溫病縱橫]

“존경하는 인물과 필독서요? 저는 토도의 [藥徵]을 보고 약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금은 천재예요. 제가 가금의 저서를 읽기 시작한 것이 14년이 되었는데, 최근 몇 년 에야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알겠습니다. 경계지면설을 이해하면 정말 좋아요.”

“저의 목표는 조소금의 수준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아직 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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