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4 - 犀角과 升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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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4 - 犀角과 升麻
  • 승인 2003.1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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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합하는 약물 따라 승마 용법 달라


강병수 교수(동국대 한의대)가 집필하는 ‘다시 생각하는 본초’가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로 이름을 바꿔 연재됩니다. 그동안 ‘당두충과 원두충’(7월 7일자), ‘부자와 사약’(7월 14, 21일자), ‘생강과 파’(8월 11일자) 등 세차례 게재됐습니다. <편집자 주>


서각이란 무소 또는 코뿔소를 말하는 것으로 인도, 남아시아에 3종이 있으며 아프리카에는 검은 코뿔소와 흰 코뿔소 등 2종이 있다.
인도코뿔소나 자바코뿔소는 주둥이 위에 뿔이 하나(일각) 있고, 아프리카산이나 수마트라코뿔소는 뿔이 두개(이각) 있다. 어릴 때는 주둥이 위에 뿔이 하나가 돋아나고 자라면서 또 하나가 생긴다.
흰 코뿔소는 주로 풀을 먹고 새끼를 앞세우고 달리는 습성이 있고 성질이 유순하다. 그러나 검은 코뿔소는 나무줄기를 주로 먹고 새끼를 자기 뒤에 따라오도록 하고 성질은 매우 사납다.

이들 약재는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먼 지역에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귀한 약재로 한방에서는 고혈압성 뇌출혈증에 서각지황탕이란 중요한 처방에 이용하였다.
그러나 이 동물은 세계 보호동물로 규정되어 잡거나 약재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대용약을 쓰게 되는데 같은 동물 계통에서는 물소뿔(水牛角)이나 황소뿔을 쓰며 특히 승마(升麻)란 식물성약을 대용으로 쓸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 약을 대용약으로 쓰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

서각은 효과에 있어서 뒷뿔보다는 앞뿔의 효과가 더 좋다는 속설이 있다. 이 약은 밀거래로 그램당 1~2만원 정도의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며 뿔 한 개당 3~4백만원한다.
그러므로 요즈음은 서각 대신 물소뿔을 물에 침포하여 기계로 깎아 방서각(방犀角)을 만들어 실모양으로 된 것을 수입하여 서각 대신 2~3배의 양을 약첩에 넣어 서각 대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물소가 없으므로 황소뿔을 물에 담가 침포하여 이중으로 분리시켜 겉껍질의 딱딱한 부분은 버리고 부드러운 속껍질만 선택하여 얇게 썰어 서각 대신 2~3배의 양을 넣어 사용하고 있다.
서각 대신 승마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이론과 방법에 의해서 써야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서각은 동물성으로 사람의 손톱처럼 피부의 각질이 변한 것으로 코뿔소의 콧등에 자란 뿔은 keratin이란 주성분이 있으며, 본초학상 性味에 있어서 서각은 성질이 차고 맛이 산(酸), 함(鹹)한 약재로서 인체에 대하여 몇가지 효능을 갖고 있으므로 배합하는 약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

이 약은
① 청열냉혈(淸熱冷血) 시키는 작용이 있다. 체내에 내열이 있어서 혈열망행(血熱妄行)하여 발생하는 토혈(吐血), 육혈(육血)에 대하여 생지황, 목단피, 작약 등을 배합하여 서각지황탕(犀角地黃湯)을 쓴다(서각 4g).
② 해독화반(解毒化斑)시키는 작용이 있다. 溫熱病〔전염병〕에 대하여 열독이 치성(熾盛)하고 身熱이 심하여 斑疹을 나타내고 또는 토뉵(吐육)이 나타날 때 석고, 지모, 현삼 등을 배합하여 화반탕(化斑湯)을 쓴다.
③ 안신정경(安神定驚)시키는 작용이 있다. 온열병으로 열성화치(熱性火熾)하여 야상불안(夜床不安)하고 신혼섬어(神魂섬語)하고 경광(驚狂)할 때에 현삼, 맥문동, 단삼 등을 배합하여 청영탕(淸營湯)을 쓴다.

그러나 식물성 약인 승마(升麻)는 성미가 미한(微寒)하고 맛이 맵고 단(甘) 성질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약은 痲疹이 있을 때에 미열이 있으면서 발진이 체표로 표출되지 않을 때 이를 발표시키는 효능이 있다. 청열, 해독시킬 때에는 生用으로 쓰고 배합 약물의 효능을 승거양기(升擧陽氣) 시킬 때는 벌꿀에 밀구(蜜灸)하여 사용한다.

이와 같이 승마는 인체에 대하여 몇가지 효능을 갖고 배합하는 약물에 따라 달리 사용하고 있다.
① 痲疹 초기에 쓴다. 즉 열이 있으면서 체표에 꽃이 나타나지 않는 투발불창(透發不暢)하는 경우에 갈근, 작약, 구감초를 배합하여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을 쓴다(승마 4g).
② 淸熱解毒하는 작용이 있다. 즉 열병으로 고열이나 반진이 나타나는 증상에 금은화, 연교, 작약 등을 배합하여 승마우방자산(升麻牛蒡子散)을 쓴다(4g 瘍醫). 또한 위열(胃熱)이 있어 치은작통(齒은作痛), 출혈부지(出血不止)에는 생지황, 황금, 석고 등을 배합하여 淸胃散을 쓴다(4~8g 寶鑑). 단 이때에 승마의 분량은 다량으로 약 2돈(8g) 정도를 넣는다(外科正傳).
③ 승거양기(升擧陽氣)시키는 작용이 있다. 즉 중기허약(中氣虛弱)이나 기허하함 (氣虛下陷)으로 인한 위하수(胃下垂)나 구사(久瀉) 또는 기허(氣虛)하여 섭혈불능(攝血不能)으로 인한 붕루(崩漏)에는 인삼, 황기, 구감초(灸甘草)를 쓴다. 이때 승마는 밀구(蜜灸)하여 보중익기탕에 쓴다(0.5~1g 李東垣 脾胃論).

이와 같이 서각과 승마의 각각의 효능을 비교한 결과, 각각 ②번에 해당하는 淸熱解毒하는 작용과 열에 의한 發斑이나 출혈을 멎게하는 작용은 거의 같다. 그러나 서각에 대한 효능을 승마가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조건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수치(修治)에 있어서
① 승마는 생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며 생건(生乾)한 것을 쓸 때에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② 특히 분량에 있어서 1~2돈(4~8g)정도 많이 쓸 때에만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③ 배합하는 약물은 냉한 약물로서 생지황, 석고, 황금 등을 배합할 때 청열, 해독하는 작용과 지혈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세가지 조건을 갖출 때 승마는 서각(犀角)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뇌출혈이나 육혈이 심할 때 사용하는 서각지황탕(犀角地黃湯)에 서각 대용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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